12 9월, 2010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이크종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경계에 나온 이크종 오빠의 첫 책.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책이 나온지 2주도 안되서 한창 중요한 시기(!)에 작가는 한국을 떠나 스위스에서 EBS 세계 테마 기행 촬영 중.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에 수다 한 시간, 맥주 두 잔에 수다 두 시간 하던 오빠가 책도 내고, 인터뷰도 하고, 촬영도 하러 간다니 왠지 급 유명인이 된 듯한(아 원래도 좀 유명하긴 한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어쨌든 즐겁다. 재밌는 기분이다. 나도 이런데 당사자는 더 하겠지? 이 얘길 들은 지인의 한 마디. “이러다 주말예능에도 나오는 거 아냐?”


9월 초엔 내 주변(미투데이, 트위터)이 온통 이 책 얘기로 들썩였었다. 근데 지금은 책이 나온 지 3주쯤 지났고, 작가도 한국에 없고 하니, 조금 잠잠해진 것 같아서, 리마인드를 위해 친히 하고 있는 포스팅. 여기가 인기 블로그가 아니라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누군가 이 책을 살까 망설이며 책 제목으로 구글 혹은 네이버에서 검색했을 때, 그래서 내 포스팅을 클릭하게 되었을 때, 최소한 좋은 인상을 더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목적달성.


임익종, 이크종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던 때는 2007년, 김영하 작가가 <퀴즈쇼>를 연재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때 매일매일 올라오는 한 페이지의 <퀴즈쇼> 연재에 일희일비 하면서 김영하 작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들락거렸고, 이 오빠도 그렇게 게시판을 들락거린 사람 중 한명이었던 것 같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가운데서 직접 그린 그림이 첨부된 게시물은 아무래도 눈에 띄었고, 링크된 홈페이지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잊혀진 싸이월드 페이퍼(무려 세종류!!)를 죄다 구독했었고. 그후로 몇 년간 부끄럽지만 나름대로 fan(…)이라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취향이나 스타일, 성향, 사는동네까지 비슷하다보니 친근감을 느꼈던 것도 같고. 어쩌다가 이 오빠를 처음 실제로 봤던 2009년 어느 여름 날은, ‘사귀지 않는 남자와는 절대로 단 둘이 만날 수 없다!’ 라는 마인드가 강했었던 때였는데, 처음 단 둘이 커피를 마시면서 ‘아아 소개팅이라는것은 이것과 비슷한 건가;;;’ 라는 생각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웃기다.


어쨌건 익종오빠하고 놀면서. 사귀지 않는 남자하고도 사심없이 수다떨면서 잘 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가지 편견에 사로잡혀 사람들 사이에서 회의를 느끼고 있던 나를, 어쨌든 밝은 곳으로 한 발자국은 이끌어낸 사람이라고 이 페이지를 통해 감히 고백한다. 서투른 부분도 있고, 서운할 때도 있고, 처음에 잘 모를땐 그런 것들이 오해가 될 수 있지. 하지만 1년 이상 알고 지내고 보니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여기에 있어서는 벨로주 사장님 블로그 포스트에 있는 의견과 나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겠네. ㅎㅎㅎ


그나저나 책 얘기 안하고 왜 작가 얘기만 계속 하냐고? 왜냐면 이 책은 작가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책이라서. 작가가 하는 생각과, 듣는 음악과, 가는 공간과, 어쨌든 작가가 보내는 시간의 그 연장 선상에 있는 책이라서. 홍대의 백수지향 독거청년이 살아가는 모습. 나도 한동안은 비슷했던. 누군가에겐 로망일 수 있고, 실제로 조금은 신나기도 하지만,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느끼는 불가피한 외로움들까지도 조금씩은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어쨌든 즐겁다. 참 잘 지어진 책 제목이지.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지난 몇 년간 홈페이지, 블로그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그 포스트를 따라 같이 왔고. 이 책도 홈페이지, 블로그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재탕이라거나, 성의없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지금에 맞게 수정한 부분도 많고, 비슷한 소재별로 새로 묶여 있어서 책은 책대로 새로운 느낌이 든다. (역시 책은 책인 거다.) 그리고 책이 예쁘기도 해서 선물용으로도 좋을 듯. 이 정도면 호객행위 제대로? 히히.


내가 아는 사람으로서 얘기하는데, 크게 미화시키거나 과장한 것 없이 이 책은 적어도 이크종이라는 사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만큼 밝은 노랑의 표지색깔만큼 유쾌한, 즐거운 책이라는 얘기. 서점에서 있으면 몇미터 밖에서도 눈에 띄일 이 노란색 표지가 보인다면 꼭 한 번쯤은 펴보실 수 있길.


김영하, 이우일, 오기사, 메가쇼킹 님의 추천사
작가 홈페이지(블로그) http://ickjong.com/ http://blog.naver.com/ppiiick 트위터 @ickj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