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12월, 2012

2012 연말결산 (!!)

에버노트와 구글캘린더로 각 항목들을 관리하고 있어서 (...) 어렵지 않게 취합할 수 있었음. 로그를 남기고 이를 토대로 자료를 만드는 건 좋아하는 작업이지만. 사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사건사고가 많아서인지 이렇다할 게 없네. 게다가 정리하다보니 내년부터 새로 정리하고 싶은 항목들이 문득 문득 생각나기도. 어쨌거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말결산.

1. 2012 년에 본 영화 

- 극장, IPTV 등 합법적 루트로 본 영화 : 31편 (노파심에 말하자면, 어둠의경로로 본 영화는 한 편도 없음)
- 혼자 본 영화 : 15편 (...잠깐 눈물 좀 닦고)
- 가장 많이 간 극장 : 홍대 롯데시네마
- 좋았던 영화 : 범죄와의 전쟁. 50/50. 루퍼.
- 별로였던 영화 : 써니 (찜찜한 구석이 굉장히 많아서 싫었다)


2. 2012년에 본 공연

- 콘서트 6회 + 연극 1회 + 뮤지컬 3회 → 최근 5년간 이렇게 적게 본 건 처음인 듯. 여유가 없었다는 증거?
- 뮤지컬 <닥터지바고>, <위키드>를 놓친 게 가장 아쉽다.
- 제일 좋았던 공연 : (내일 볼 거지만 아마도) 국카스텐. GMF 때 불독맨션과 뜨거운감자.


3. 2012년에 간 여행

- 해외여행 3회 (총 12일), 국내여행 6회 (총 14일) → 별로 안 갔다 싶은데도 이렇. 역시 난 1년에 1달은 여행중 모드.
- 가장 많은 여행을 같이 간 사람 : ㅁㅈㅇ님 (-ㅁ-)
- 올해 처음 가 본 곳 : 일본 츄부지방. 홍콩. 마카오. 제주도. 거제도.
- 가장 좋았던 곳 : 다카야마 +_+
- 가족여행도 올해가 처음이고 3 번이나 갔다. 부모님이 정말정말 좋아하셔서 앞으로도 1년에 2번은 갈 듯.


4. 2012년의 사건사고 

- 퇴사와 입사
- 헤어짐과 만남
- 홍시와의 만남 = 집사 데뷔
- 최근 17년(?)을 통틀어 최저체중의 경험 (-_- 지금은 다시 좀 늘었다만 다시 줄일꺼여 내가 ㅠㅠ) 


5. 2012년에 열심히 들은 음악

- 국카스텐
- 뜨거운감자
- 퍼퓸  (어느 날 갑자기 꽂혔!) 


6. 2012년의 지름

- 넥서스7 : 안드로이드라는 OS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음
- 새 PC : 어떤 고사양 게임이 와도 다 발라버릴 수 있음


7. 2012년의 (내 기준에서 가장 의미있었던) 웹서비스

- Instagram : http://instagram.com/joplin27 계속해서 사용할 생각.
- Wordpress : 꽤 많이 알게되었지만 더 잘 알고싶고, 정복하고싶음.
- Pinterest 는 결국 적응 못함 (...)


8. 2012년의 (내 기준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게임

- 어쨌든 몇개월은 집중해서 했던, 디아블로3


9. 2012년의 독서

- 일단 이 부분은 기록된 게 없음. 내년부터 기록하기로. ㅠㅠ
- 게다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간과 여행서적을 제외하면 읽은 책이 별로 없어서 ㅠㅠ .

23 11월, 2012

생일주간

# 만 29세가 되었다. 사실 아직은 나이먹는 게 별로 싫진 않은데. 40대쯤 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뻔한 얘긴데 나이를 먹을수록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에 하게 되는 자기위안이 아니라 진심인데(라고말해봐야 설득력이 없나). 나이에 반비례한다는 여자의 '외모' 에 대한 부분도 사실은 결국. 나이보다는 노력(이나 경제력)에 달린 문제같다.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도 중요한거고. 그 사람이 지내온 시간들은 고스란히 얼굴에 남는다.

# 명시적으로 드러난 언어를 믿고 행동했고. 상대방이 함정에 빠지거나 혹여나 오해를 하지 않도록 나름 애썼다. 나는 마음에 없는 말 한 적도 없고. 애매하게 행동한 적도 없는데. "넌 A 라고 분명히 말했었잖아? 나는 분명히 B라고 말했었고! 설마 이런일이 생길거라고는 상상도 못한거야? 그건 아니잖아?" 라고 말했지만. 허공에 외치는 꼴이다. 상처받은 모습을 굳이 보여주는 것도. 내가 듣기 싫어할 말을 굳이 하는 것도. 잘 이해가 안된다. 나더러 죄책감을 느끼라는걸까. 내가 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게 아니면 대체 뭘 원하는건지. 난 솔직히 어이도 없고 이해가 안된다. 다른 사람들은 머리와 마음이 그렇게까지 따로 움직이는건가. 예외라는 건 없다고 하더라. 드러난 말 그대로를 믿은 게 내 이기심이라며- 조금 억울해져서 하소연하면 "네가 잘못한거네, 넌 그 말을 믿었냐" 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된다. 썩 기분이 좋지 않다. 뭐 사실 그렇게까지 신경쓸 일도 아니지. 지금 나에겐 다른 중요한 이슈가 너무 많은데.

#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다. 밤 12시가 되기 전에 잠들고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눈을 뜬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짐작가는 원인은 있지만 정말 그게 이유라면 굉장한 일인데. 경과를 좀 지켜봐야겠음.

# 회사 체육대회에서 5km마라톤을 뛰었다. 마라톤 '대회'는 아니었으므로 걷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다. 내 경우는 초반에 살짝 뛰기 시작했더니 어느새 선두그룹이 되어 그냥 끝까지 뛰었다. 1500여명중에 10여등 정도 한 거 같은데, 그 사실로 다시 '넌 대체 뭐야!!!' 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음. 뭐긴요. 그냥 승부욕의 화신이 운동을 좀 좋아하고 다행히 체력이 따라준 종합적인 결과일 뿐이지요. 이렇게 된 이상 다른 서프라이징 포인트를 찾아서 어필하고 싶은 생각도 좀 든다.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_-;;

# 요즘 갑자기 꽂힌 밴드는 [뜨거운 감자] 지금까지 별 관심 없었는데, 지난 달 GMF에서 라이브를 듣고 사운드에 반했던 적이 있다. 생각나서 '팔베개'가 실린 이번 음반과, '고백' 이 실렸던 지난 음반을 찾아 듣고있다. 정말 좋다. '고백' 은 원래도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새삼 너무 좋아서 1000번쯤 들은 듯. 들어도 질리지 않아, 굉장하다. 이번 음반 가운데엔 1번트랙 '알람' 이 맘에 들어서 또 계속 듣고 있음.

# '검정치마'(는 사실 좀 세긴 하지) 그리고 '브로콜리너마저' 까지는 수용이 된다. 더 대놓고 센티멘탈하면서 달달하게 부르는 홍대스타일 밴드 음악들은 (대체로 가창력따위 개나 준 음악들) 그냥 통으로 다 싫다. 요즘 그런 음악 너무 많아 (...) 내가 받는 '그냥 느낌' 뿐 아니라 사운드나 음악성에서도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팬들이 많은 편인 가을방학, 옥상달빛 같은 음악도 도저히 간지러워서 들어 줄 수가 없다. 10cm는 처음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20대 초반에 줄리아하트를 좋아한 바 있으나, 그 땐 또 그런 달달한 음악은 지금처럼 인기가 없었다. (시대를 잘 못 타고 나신듯함여) 장르가 좀 다르긴 한데 GMF 때 보니깐 페퍼톤즈도 여자애들이 좋아 죽더라? 나는 페퍼톤즈가 궁금했고 꼭 한 번 보고싶어서 간 건데 진짜 실망했었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노래를 참 못하고 (.....) 사운드와 보컬의 밸런스가 저렇게 안맞는데도 사람들이 좋아해주네?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왜? 라는 생각을 했었지.(그냥 라디오에 나와서 말 좀 잘하면 되는거냐) 하긴 이건 그냥 내 취향의 문제다. 누군가는 장기하를 보면서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이해못하는 동시에 '여자들은 대체 왜 장기하를 좋아하는거야?' 라고 생각할수도 있는것이고. 뭐 그런 것이지.

12 11월, 2012

[현재와 미래의 인간] 의 과거

난 지극히 오늘과 오늘이후만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를 마주할 때, 드물게 뒤를 돌아보는 일이 있지만 기억나는 게 많지 않다. 좀 더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산다.  몇 년 전에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도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우연히 만나면 못알아 볼 정도.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을 기억하고 알아보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다. 나는 몇 년간 동고동락하며 같이 서클활동을 했던 아이들의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그들 중 만약 날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당황스러운 일일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차곡차곡 쌓아놓은 견고한 시간 위에 서 있는 게 아닌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 그러고서 그냥 하늘만 본다.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나의 특징 중 하나일 뿐.

가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느냐는 얘기를 듣는다. 부럽다고도 한다. 나는 별로 어렵지 않다고 얘기한다. 휴대폰번호 바꾸는 거나, SNS 친구끊기, 흔적을 지우고 물건을 버리는 일들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 된다고. 그 과정에서 필터링된 사람들과, 관련된 일들은 자연스럽게 옅어진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쨌든 현재의 사람들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넌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다시 묻는다. 냉정하다는 얘기도 한다. 나는. 넌 사실 잊고 싶다지만 아무것도 잊고 싶지 않은 거 아니냐고 답한다. 단순히 내 생각이지만, 과거를 모두 끌어안고 있으면 현재와 미래를 볼 여유가 줄어들지 않을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지금 만나는 사람들, 앞으로 함께 보내게 될 시간들. 이런 것들이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중요하고 소중한 만큼 항상 '현재'로 지켜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잊어버리는 건 아니다. 내가 기억하기로 결정한 것들은 잊지 않고 기억하려 애쓴다. 그 지점에 특정 플래그를 꽂듯. 앞으로의 삶에 기준이 될 수 있는 [어떤 순간].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를수록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그 때 써 둔 글을 다시 읽어도, 감정의 무게를 정확하게 다시 재기는 힘들다.

그런 나에게 최근에 만난 사람들이 나의 과거를 상기시켜주는 일들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꽤 중요한 - 플래그를 꽂을 만한 - 일인데도 난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들.

이를 테면 20대 중반에 받았던 몇 달간의 우울증 치료 같은 것. 몇 가지 테스트. 꽤 높은 수준의 강박증과 우울증, 불면증 진단을 받았었고. 약물과 상담치료를 병행했던 일. 그 때 내가 보였던 증상들. 약을 먹고 서서히 잠들던 느낌. 편두통. 우울증이 완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던 내 목소리. 상담실의 의자.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 [조금... 심각한 것 같네요. 당분간 계속 병원에 오셔야겠어요.] 갑자기 그 모든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당황스러웠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동일 선상에 놓고 생각하기가 힘들어서. 20대 중반의 나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살고싶지 않았었데. 난 그걸 완전히 잊어버리고 이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거짓말 같았다. 진지하게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지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절반정도의 학점을 억지로 채웠다. 학교는 그냥 [힘들었고], 그 감정을 제외하면 크게 남는 게 없었다. 분명하게 상처를 받았던 이야기들은 기억에 남는다. 공부만 잘하지 특별한 관심사나 특기도 없는 애들이 오는 경영학과. 행정고시 커트라인에 못 미치는 토익성적. 그냥 공무원 시험이나 준비해. 넌 나이가 많아서 공채 쓰기 힘들겠다. 너 아직도 학교다녀? 좀 심한거 아니야? 

난 그냥 단순히 2008년 어딘가에 플래그를 꽂고. 회사에서든 어디서든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땐, 2008년 그 때 보단 덜 힘들잖아, 라고 위로의 도구로 생각해왔다. 그리고 어렵게. 다시 학교를 다니기로 결정하고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던 27살(2009년)을 기억(기념)하기 위해 아이디 뒤에 27을 붙였다. 정확한 과정들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때 부터 조금씩 나아졌던 것 같다. 아니, 나아지기로 마음먹은걸까. 천천히, 시간을 두고.

어쨌든 그렇게 루저였던 내가. 지금은 회사도 다니고, 잘 살고 있어요. 그런 간증 같은 걸 하고싶은 건 아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내가 되었는지, 난 정말 아무 생각없이 공중에 떠 있었는데. 내 주변 사람들은 나의 잃어버렸던 퍼즐조각을 가지고 있었던 게 신기했고, 조금은 고마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한 기억에 얽매일 필요도 없지만 아예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그 때 힘들었던 나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아 퍼즐조각을 모아 그림을 만들고 플래그를 꽂았다. 기억할게. 그렇게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들. 그리고 몇년 채 지나지 않아 지금처럼 건강하고 대체로 즐겁게 지내는 현재의 내 모습까지. 다시 힘들어지는 시간이 오더라도 다시 나아질 수 있는 희망으로 삼을 수 있도록.

01 11월, 2012

조금은 구체적인 이야기들

나를 둘러싼 몇 가지 일들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로 돌아왔을 즈음,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이 다시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튀어올랐다. 다행히 좋지 않은 일 보다는 좋은 일들이 많아서, 내 감정은 약간 하이퍼 상태. 혼자 들뜬 기분에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말실수를 하는 일이 생길까봐 조심하고 있지만, 사실 나도 모르는 새에 몇 마디쯤은 실수했을지도. 혹자는 "그게 조심한거니?" 라고 되물을지도. 하지만 정말 나름대로는 노력했다. 혹시라도 내 실수에 기분이 상한 사람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우선 업무에 있어서.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도) 내내 좋은 피드백만 받고 있다. 최근 일상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즐겁다. 나는 적어도 [어떤 지점]에 대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솔직히 이거 나 만큼 하는 사람은 드물다, 라는 확신)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도 없었고, 내가 동기부여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극이 되는 피드백도 없었던 게 사실. 어쨌든 내가 무척이나 목말라했던 부분이고. 갈증으로 메말랐던 뇌에 드디어 윤활유가 더해진 느낌이라 경쾌하다. 최소한 나아가야 할 방향성(미션)도 명확해졌다.

의욕만 있다면 업무 관련해서 강의를 통해 무언가 배울 수 있는 기회도 풍부하게 제공된다는 점도 즐겁다. 어제와 그제는 인포그래픽 강의를 7시간 들었고 2주 후에는 1주일에 한 번씩 있는 통계학 강의를 신청했다. 그 외에도 강의들은 끊임없이 기획되어 공지된다. 미술이나 재테크 관련 강의도 있다. 상위권자 결재만 떨어진다면, 원하는 만큼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를 듣는 건 자유. 업무 혹은 내 개인의 관심과 관련 있지만 하나하나 찾아 배우기 힘든 강의들을 회사가 직접 제공해줘서 무척 감사하다.

하지만 동시에 약간은 우울해진다. 내가 처음부터 이런 환경에 놓여있었다면. 혹은. 배우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의 단계에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면.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는걸까! 라고 생각하다가도 입맛이 쓰다. 그렇다고 내가 과거에 내가 아주 나쁜 여건에 처해 있었다고 생각하는 건 또 아니다. 그저 모든 건 상대적일 뿐이다. 미래엔 상대적으로 더 나아질 수도 있을까. 그 땐 지금을 떠올리며 우울해하기도 할까. 나 역시도 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언젠간 이 상황에도 불만이나 매너리즘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고민의 디테일이 과거와는 분명히 다르겠지. 적어도 상황은 나아지고 있으니.

2주 전에는, 생전 처음 [회사 워크샵] 이라는 것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워크샵이라지만 MT나 다름없는데, 솔직히 나는  대학교 MT도 한 번 가본 경험이 없어서. 지금까지의 간접경험으로는, 회사워크샵이라고 하면 어떤 핑계를 대서든 참석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대세인 듯 했는데, 반대로나는 내내 들뜬 기분이었다. 일정표를 보니 무척 재밌을 거 같았고, [남22:여3] 의 성비도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역시 내 예상대로 워크샵은 무척 유쾌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조이스틱 패드를 준비해 가서 철권 태그매치 토너먼트도 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윷놀이도 했다. 참석한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나랑 동갑이거나 동생이었던 건, 조금 의외였지만 내 입장에선 편했고. 서울로 돌아와서는 바로 철권 게임을 구입해서 집에서도 플레이하는 중. 집에서 친구들과 같이 게임하는 것도 즐겁고.

그건 그렇고. 나는 일만 가장 중요하고 연애따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30대 여자로 나이먹고 싶지는 않다는 게 또 하나의 문제. 나는 똑똑하고 잘났으니까 아무 남자나 만날 수 없다는(-_-) 그런 여자이고 싶지도 않고. 일보다는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여자인 건 더더욱 싫고. (물론 내가 이렇게 될 리도 만무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이상적인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는' 있다. 꼭 이성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갖고있는 감정은 솔직하게 표현하고. 쉽지만 모두가 잘 하지는 못하는 그런 것들. 기타 등등. 역시 사람을 대할 때의 내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자존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업무에 있어서의 성취가 분명히 그 자존감에 좋은 영향을 준다. 물론 외모에 있어서의 성취도 분명히 자존감에 좋은 영향을 주니까 그 부분도 노력을. =_=;;

이번 주 부터 수영을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재밌고, 예상보다 힘들다. 수영복을 입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꽤 있었는데 정작 수영장에 가니깐 누구 몸이 어떻게 생겼고 내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별로 아무렇지 않아서 좀 신기했다. 수영하는 방법은 전혀 모르지만, 물에 머리 담그는 거 정도는 별로 겁내지 않는 나를 보며 강사는 처음 배우는 거 맞냐며, 금방 배우겠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또 나는 기분이 좋아졌고. 어쨌든 당분간은 꾸준히 열심히 할 마음을 먹었고, 잘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Life goes on

11 9월, 2012

회사생활, 그리고 연애 (2)

최근 2주 사이, 굉장히 많은 일이 펑펑 터졌다.

우선 가장 큰 이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퇴사가 확정되었고. 새로운 회사에 입사가 확정되었다. (엠바고 끝. 개인 블로그에 이 정도 얘긴 이제 해도 되겠지?) 새로운 회사님은 굉장히 멋지고 섹시한데. 꼭 붙잡고 싶은 만큼이나 나를 몇 번이고 들었다 놨다 멘붕시켰다 회복시켰다를 반복하시고. 하여튼 보통이 아니셔서 나는 그냥 <500일의 썸머>의 톰이 된 것 마냥 마구 휘둘렸구요. 제가 왠만한 밀당은 알면서도 즐겨줄 수 있는 정도의 멘탈인데. 이번엔 좀 많이 힘들었네요. ㅠㅠ 아래는 상황의 요약. (물론 진짜 연애얘기가 아니라 비유. 착각하는 사람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 ['ㅁ' 저랑 한 번 만나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좀 만나보면 꽤 괜찮은 사람임.] 하고 내 쪽에서 먼저 프로포즈. 하지만 도도하신 그 분은 2주 이상 연락이 없었다.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하며, 혼자 쓸쓸히 마음을 접었다. 그래 뭐. 내가 어떻게 너같은 사람 만나겠어. 삽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디 다른 괜찮은 사람 없나 기웃거리기도 했다.

- 2주 쯤 지났을까, 거의 모든 걸 포기했을 즈음. [흠- 그럼 우리 한 번 만나볼까?] 하는 답을 받았다. >_< (아직도 그 설레임이 잊혀지지 않음) 기대했던 첫만남의 느낌은 굉장히 좋았다♡♡ [정말 우리가 계속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만 해도 마음이 두근두근. (아직도 그 두근두근함이 잊혀지지 않음) 

- [네가 좀 더 알고싶으니까, A를 준비해주겠니? 그걸 보고 결정할게] 라는 얘길 들었다. 난 정말 최선을 다해 A를 써내려갔다.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나 뭐든지 할께 ㅠㅠ 그리고 나 어디가서 A 못한단 소리 들은 적 없거든? ㅠㅠ 너에겐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 진짜 최선을 다할께 ㅠㅠ]

-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A를 보내기로 한 날.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었던 나는.  [정말 미안. 아무래도 너랑 안되겠어. 미안하다.] 라는 그의 메일을 확인하고 만다. [말도 안돼. Why not? ㅠㅠ 내가 뭐 잘못했니? 우리 분위기 좋았었잖아. ㅠㅠ 니가 A 하라며. 내가 열심히 A도 준비했는데 보지도 않고 왜 ㅠㅠ] 난 정말 완벽하게 멘탈이 붕괴되어 이틀 간 폐인으로 지냈다. 눈앞이 캄캄했고. 툭 건드리면 눈물이 줄줄 쏟아져 나왔다. 말 그대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뻥 안치고 남자 10명한테 차인 기분이었음 -_-)

- 폐인 3일 째.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A, 보내준댔잖아. 아무 말 없어서 연락해봤어. 혹시 뭔가 잘 못 된거니?] ... 그 메시지를 본 나는 2차 멘탈붕괴로 눈앞이 핑 돌았다. [네... 네가 메일로 나랑 안되겠다고 해서. 그래서. 그래서 다 준비했는데 보내지 못했어 ㅠㅠ 어...떻게 된건지 물어봐도 되니? ㅠㅠ] 진심으로 문자를 찍는 내 손이 덜덜 떨렸다. 나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았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거야.

- [아. 그런일이 있었어? 말도 안돼. 내 쪽에서 뭔가 잘 못 됐었나봐. 아아... 정말 미안해. A, 보내줄 수 있니? 보고싶어 ^^ 그리고 내 전화번호 알려줄테니까, 혹시 다시 이상한 일이 생기면 나에게 전화해.]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보낼게요! 보낼 수 있어요♡♡♡] 이쯤에서 난 진짜 순도 100%의 약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우울했다. 그리고 어쨌든 결과는 아직 모르는 거라고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답답해졌다. 난 언제든 거절당할 수 있는 쪽이니까. 아무리 내가 너와 함께하고 싶어도 네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거니까. ㅜㅜ 어느 쪽이라도 빨리 결정해준다면 마음을 정리하기 좋겠다고 생각하며 초조하게 그의 연락을 기다렸다.

- [너의 A 괜찮았어!] 이틀 만에 온 연락에 또 두근두근. 이러다가 심장병에 걸리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널 한 번만 더 만나고 싶어. 그러고나서 확실히 결정하려고 하는데. xx일 xx시에 시간 괜찮겠니?] [무조건 됩니다! 갈게요! 그때봐요 >_<] 난 역시 순도 100%의 약자 ㅠㅠ 그리고 난 남은 며칠 간 그와 나눌 대화를 설계하느라 바빴다. 내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다 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마지막까지 조금의 실수도 하고싶지 않아서.

- 그리고 우리는 만났습니다!

- 마침내! 계속 만나기로 결! 정! 만세♡ 신나 신나!!! 완전 신나!!!!!!!! >_<

- [근데 17일부터 만나면 안 될까? 나 너랑 빨리 만나고 싶은데!] [아. 너무 빠르긴 한데 ^^ 그러죠, 뭐. 아마 괜찮을거에요. (조금 쉬고 싶긴 하지만 뭐 ㅠㅠ) ] [응. 혹시 안되면 연락줘!] 

- [너랑, 10월 4일부터도 괜찮을거 같아!] [어? +_+ 정말요? 그럼 저야 좋죠 ^^ 그럼 4일에 봐요] → 신나서 유럽 항공권 예약. 만세! 잠깐 자유의 몸이 되겠다! 만세!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13시간 비행기를 타보겠어? 꺅 꺅- >_<

- [아, 근데. 그냥 17일... 도 괜찮긴 한 거지? 응? 자꾸 이랬다 저랬다 해서 미안. 그냥 빨리 만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 [아...ㅜㅜ 괘...괜찮아요. 흑. 그래요 뭐. 17일날 보자구요!] → 항공권 취소. 자유 없어 ㅠㅠ


흑. 자유 없고 방학 없지만. 그래도. 17일부터 새로운 시작에 두근두근 설레서 좋은 요즘 :)

01 9월, 2012

나를 위로하기 위한 글

너는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제일 반짝이는 사람이고. 10년뒤쯤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서 멋지게 살고 있을 것 같아. 내 주변에서 그런 잠재력이 보이는 유일한 사람이 너다. 너 나중에 잘 되면 절대 날 모른척하지만 마. 그러니깐 그런 자신을 믿고. 너무 우울해말고. 기운내. 

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기술을 잘 모르잖아요. 내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지는 못할 거에요. 

라고 겨우 말하고는. 어쩔 줄 몰랐다. 내가 듣기에 과분한 칭찬이고. 누군가가 옆에서 들었다면 코웃음 쳤을지도 모르는 그런 얘기. 보잘것없는 나를 항상 그렇게 똑똑하고 멋진 사람으로 봐 줘서 너무너무 고마운데. 그 얘기를 듣고있을 때 내 모니터에 띄워져 있던 내용들이 정말 시시하기 짝이 없는 것이어서. 그게 가장 슬펐다. 곧바로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알면. 아마 깜짝 놀랄걸요. 

이상과 현실의 갭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데. 지금 당장 좁힐수 있는 거리가 눈에 보이는데도 묶여있는 기분은 무력하고 서글프다. 실제의 나보다 과대평가해주고 멋지게 봐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가까운 곳에는 오히려 그 반대의 사람들이 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다가도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터져나오는 화를 꾹꾹 눌러 참는다. 손발은 여전히 묶여 있고.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계속 묶여 있다간 결국 몸이 마비되어버리겠지. 아마도. 그렇겠지.

난 분명히 노력하고 있는데. 조금씩 끝이 보이는 것도 같은데. 그런데도 마음이 너무 힘들다. 집에만 오면 바보같이 침대에 누워서 울기만 하는 나를 스스로 다독이고 위로하기 위해. 지금 이렇게 바보같은 모습을 하고있는데도, 나를 좋게 봐 주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만 이 글을 남긴다.


28 8월, 2012

회사생활, 그리고 연애

회사와 사원의 관계, 혹은 회사생활 이라는 게. 시작부터 끝까지 연애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었는데.

일단 면접이라는 거, 소개팅과 굉장히 비슷하다. (내가 공채 아닌 1:1 면접만 주로 봐서 그런걸수도 있지만) (그리고 사실 난 소개팅경험은 전혀 없지만) 일단 최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내외로 단장한다. 아무리 예뻐보인다 해도 너무 짧거나, 섹시하거나, 튀는 옷은 좋지 않다. 첫인상은 착하고 무난해보이는 게 유리한 듯.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긴장하고, 들어가기전에 다시 한 번 화장이 이상하게 된 데가 없나 확인하고, 가볍게 웃으며 인사하고 자리에 앉는다. 조금은 가식적인 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진실되게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상대방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굉장히 알고싶다.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 라는 건 있다. 좋다, 나쁘다 혹은 나쁘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는. (다행히 지금까지 나쁜 분위기의 면접은 본 적이 없다) (소개팅은 그냥 해 본적이 없어 모르겠고) 그리고 다시 인사를 하고 나온 후,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날 맘에 들어 해 주기를. 그리고 만약 맘에 안든다면 차라리 정확하게 딱 잘라 표현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마냥 기다리지 않도록.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내내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조용히 마음을 접는다.

실제로 [성격이, 생활습관이, 성향이/업무능력이] 어떻든 [기본적인 스펙]이 좋은 사람들은 [소개팅/면접] 제의도 많이 들어온다. 가능성이 많이 열려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스펙] 이 안되는 사람가운데서도 [성격이, 생활습관이, 성향이/업무능력이] [이성과/회사와] 잘 맞을 수도 있고, 만족도가 훨씬 높을 수도 있으며, 반대로 [기본적인 스펙] 이 좋은 사람이 실제 [연애/회사생활] 까지도 잘 해나갈거라고 장담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실제로 많은 [연애/회새상활]을 한 사람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스펙] 이 좋은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왠지 더 [나랑 잘 맞을 것 같고, 성격도 괜찮을 거 같고/일을 잘할 것 처럼] 보인다. 할로 이펙트를 무시할 수는 없다. 나도 사람이니까.

그러므로 [기본적인 스펙] 이 되지 않는 사람은 무작정 '내가 보기보다 괜찮은 사람이거든!' 을 외치기보다는 어느 정도 커트라인을 넘길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스펙] 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다이어트든, 운동이든, TPO에 맞는 옷차림이든, 화장이든/토익점수든, 자격증이든, 뭐든] '내가 부족하긴 한데 그래도 많이 노력하고 있어', 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또 완벽한 [스펙] 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게. [연애/회사생활] (이)라는게, 딱 [한 명/한 회사] 과(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한 명/한 회사] 에 잘 맞는 사람인 게 중요하지, 불특정 다수에게 인기가 많아서는 썩 효율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여겨지기때문이다. 이건 뭐 내 생각일 뿐. 넘치는 러브콜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다만 갑자기 10점에서 100점이 되는 건 힘드니 꾸준히 7-80점 정도를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있다는 얘기를 하고싶었달까. 결론은 누구에게나 좋아보이는 사람이면 좋지만 꽤 힘들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나와 잘 맞는 상대를 눈여겨 고르고, 주어진 1:1 상황에서 노력하고 잘 맞춰나간다는 전략이다. 어쨌든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관계라는 건 없으니. (나의 회사생활의 시작은 그랬었다고 생각하고) (나의 연애도 언제나 그랬었.던것.같다) 

회계에서 말하는 '계속기업의 가정'(회사가 망할걸 가정하고 회사를 경영하진 않음) 처럼,  '계속회사생활의 가정'(별일 없으면 한 회사를 계속 다니고 오래 다닐수록 좋은거 아니겠음?)'계속연애의 가정'(별일 없으면 연애는 한 사람이랑 계속 하는 게 좋은거 아닌가?) 도 생각해봤는데. '계속기업의 가정' 처럼 '계속'이 꼭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점이 오히려 공통점인듯.  '계속회사생활' 과 '계속연애' 는 안정적이고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장점은 그 뿐. 그만큼 내가 도태되고 느슨해지고 긴장감이 없어지고. 결국 나를 잃어버리는 상황까지도 오게될 수도 있고. 이상적인 형태로 '계속회사생활' 과 '계속연애' 를 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수반된다는 거. 그러면 또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도 있고. 근데 그거 진짜 쉽지 않고.

최근 나와 내 주변의 핫이슈 및 핫키워드가 딱 두 가지 [회사/연애] 인데, 나는 평소엔 항상 둘을 엮어서 생각하며 ㅋㅋㅋ거리던 터라 한 번 글로 써 봤다. 근데 진짜 좀 비슷하지 않나?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회사/연애] 관련해서 하고싶은 말이 좀 더 있긴 한데 아직 엠바고(!) 상태라 그건 다음에 계속. 나도 얼른 말하고 싶기야 하지. [회사] 얘긴지? [연애] 얘긴지? 둘 단지. 그건 그 때 다시.

그렇게 제 속은 하루하루 타들어갑니다. 네.


02 8월, 2012

어느새 2012년 8월

돌이켜보면 2월 이후 내내 사건사고 투성이었다. 좋아진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몸무게의 얼마가 줄었다거나 같은) 전체적으로 보면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며칠 씩 다녀왔던 여행은 그냥 잠깐의 숨돌리기 정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은데 나에게 부여된 자유도가 굉장히 협소했다. 불만이 있다면 직접 벽을 부수고 나가야만 했다. 여기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 고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따위 없다.

견고한 돌로 사방이 가로막힌 동굴에 들어온 것 처럼 막막했다. 나에게 이 단단한 벽을 부술 도구가 있나. 어느 정도로 단단한가. 그리고 난 바깥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식으로 두려워하고 재는 마음 뒤에 사실은 축축하고 좁은 여기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어디까지가 내 능력이고, 능력 밖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쳐 쓰러져 죽더라도 이 테두리 바깥을 나가자고 생각했다. 총알받이가 되든, 아니면 선봉에서 승승장구하든, 그 중간이든,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리고보니 내가 가진 힘이 생각보다 나약한 것 같아 속상하다. 온 힘을 다 한 건 아니지만 벽을 부수기 시작한다. 좀 더 힘을 실어야 할까. 그런데 꿈쩍도 안하는 거 같아. 우물 위 동그랗게 잘리지 않은, 트인 하늘과 빛을 볼 날이 요원하다. 이렇게 100번이고 1000번이고 내려치면 언젠간 무너질까. 난 그 때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현재를  합리화하고 주저앉아버리게 될까 두렵다.  솔직히 그건, 죽기보다 싫다.

그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내 감정과 욕구만 명료하고 강렬하다. 내가 원하는 것과 그리고 지금 내가 싫은 것. 이러다가 내가 제일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릴 거 같다.

06 6월, 2012

퍼스널 트레이닝, 다이어트

# 제목을 영어로 썼다가 왠지 부끄러워서 한글로 고쳐 씀. 내 개인적으로 2012년 상반기를 관통한 키워드 중 하나가 다이어트이고 그 중에서 2012년 5월은 내 생애 가장 혹독하다면 혹독한 다이어트의 한 달이었다.

# 100명을 무작위로 뽑아 제일 이상적으로 날씬한 사람부터 뚱뚱한 사람까지 줄을 세운다면, 난 언제나 대충 60-70등 언저리가 아닐까 싶은 느낌. 딱히 50등 안으로 들어간 적도 없고, 90등 밖으로 밀려난 적도 없을 듯. 난 야식을 먹는 습관도 없고, 탄수화물 중독증도 없다. 운동은 오히려 좋아한다. 지키든 안 지키든 평소에 다이어트에 대한 개념은 늘 머리속에 박혀 있는 편이다. 하지만 50등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는, 어쨌든 미취학일 때 부터 꾸준히 살이 쪄 있는 상태였다는 거. 그리고 나에겐 음식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 같은 게 있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내가 만드는 음식들도 솔직히 맛있고, 한 끼를 먹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파는 가게에 찾아가는 걸 좋아한다. 혼자 밥먹는 걸 어렵거나 두렵게 여기지도 않는다. 입에 들어가고 있는 음식이 맛만 있다면. (소주를 제외한) 술도 대체로 좋아하고 즐긴다.

# 20대 후반을 지나면서 아 진짜 좀 이대로 늙는 건 싫어!! (-_-;;) 라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반대로 나이 먹을수록 살은 더 쉽게 찌더라. 안되겠다 싶어 용기를 내서 1월말에 복싱체육관에 등록, 3월까지는 복싱을 했다. 2011년 말에 찐 살들은 여기서 대충 해결. 4월은 그냥 유지를 하면서 쉬었다. 식사조절은 딱히 없고 그냥 가끔 저녁을 거르고 술을 줄이는 정도였다. (마침 자주 만나 술 마시던 분이 다른 동네로 이사 ㅎㅎ) 그러다 어찌어찌 해서 퍼스널트레이닝을 등록하게 됐다. 솔직히 좀 충동구매. 사실 별 기대 안했는 게, 난 헬스클럽에 있는 대부분의 기구들의 올바른 자세와 사용 방법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었고. 덤벨운동들까지도 대부분 요령을 알고 있어서. 더 배울 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도 다 과거 다이어트 히스토리의 유산이지만.

# 하지만 역시 포인트는 얼마나 개인에게 맞는 운동을 하느냐 였던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고 내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운동하던 것과, 누군가(전문가)가 확신을 가지고 나를 이끌고, 그걸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도 굉장히 다르다. 일단 돈을 많이 쓰기도 했고 (-_-) 매일 옆에서 내 상태를 체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긴장감을 더하기도. 나같은 경우는 이상한 자존심이 있어서 힘들어도 견딜만 하면 내색도 거의 안했다. 뭔가 낙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처음 트레이너와 만나서 했던 얘기처럼 1달간 변함없이 열심히 했고 왠만하면 감정 표현을 잘 안했더니 트레이너는 이렇게 진지하게 열심히 하는 분 처음. 지금 나오시는 분들 중에 젤 열심히 하시는 듯 라고 말 하면서 굉장히 나를 추켜세워줬다 (...) 그렇겠지. 하지만 난 원래 힘든 걸 잘 버틴단다. 게다가 내가 너에게 쓴 돈이 얼만지 아니. 3박4일 일본여행을 두 번은 갈 수 있는 돈이거든 ㅠ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고. 트레이너는 내가 올 가을에 결혼식 날짜라도 잡아놓은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_-

# 그래서 1달이 지난 지금은 50등 안에는 들지 않나 싶은 정도. kg  수로 따지면 50% 정도를 달성. 하지만 내 목표는 최소한 20등 안에는 드는 거니까 앞으로도 2달은 계속될 예정. 돈도 이미 다 냈다(-_-). 오랜만에 보는 사람마다 살이 빠졌다는 걸 알아봐주는 건 좋기도 부끄럽기도 한 기분. 너무 딱 맞아서 못 입는 옷이 잘 맞는 건 재밌고 즐거운 기분. 자주 입던 옷들이 커서 못 입게 되는 건 묘한 기분.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수다떠는 친교활동을 못하는 건 좀 답답한 기분. 요리할 일이 없다는 것도 답답한 기분. 뭔가 만들고 싶은데 정말. ㅜㅜ 여행 갔을 때랑, 지난 일요일 약속때는 이것저것 식단과 상관없는 음식들을 좀 먹긴 해서 약간 해소된 부분들은 있지만 그래도 답답하다. 지금 제일 먹고싶은 건 연남동 툭툭 누들타이에 파는 푸팟퐁카리와 팟시유, 팟타이. 압구정 현대 동경 하야시클럽의 하야시라이스, 집에서 만든 마카로니 크림 그라탕과, 집에서 키운 바질잎을 넣은 모시조개 봉골레 파스타. 아 이토록 구체적인 욕망이라니.

# 과거에 분명히, 지금 내 몸무게를 언급하며  '그 정도만 되어도 괜찮을 거 같애'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정작 되어 보니까 말이지, 물론 과거 보다야 낫지만, 이거 전혀 '괜찮아' 정도는 아닌걸?!; 아직도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살이 이렇게나 많은데. 역시 다이어트는 끝이 없는 게 맞고. 내가 보기엔 날씬늘씬한 사람들도 다이어트 고민을 하고 있던 것도 매우매우 이해가 된다. 70등에서 50등 됐다고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왕 시작한 거 1등을 목표로 평생 달리는 사람도 있는 법이니. 나도 우선은 그 대열에 합류중. 힘내야지. =_=

22 4월, 2012

일상의 자극

다이어트(또는 꾸준한 운동과 같은 건강관리) 그리고 자기계발(외국어 공부 등) 같은.

지루한 일련의 단계들을 묵묵히 지나야만 닿을 수 있는 목표들. 이것들은 단기간에 이루려고 해선 안된다. 아래부터 차곡차곡 기반을 다지고 위로 올라가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어쩌다가 속성으로 단계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해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허울뿐인 토익점수와 요요현상처럼. 적지않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 자신만의 목표(숫자)를 새겨 놓고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목표만 있고 전혀 노력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또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여길테지만.

그런데 둘 다, 오늘 잠깐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금세 마음이 풀어지기 쉽다. 유혹도 산재해 있다. 내가 오늘 저녁에 샐러드가 아닌 피자를 먹는다고 해서 손가락질하며 혼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Twitter에 피자 사진을 올려 놓고 '나 다이어트해야되는데 피자먹었어' 라고 쓰지 않는 한. 아니 쓴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 목표들을 위한 '활동'에 동기부여가 되는 순간은 일종의 촉매제로서, 매우 중요하다. 동기부여를 느끼는 지점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전혀 모르는 타인의 모습과 행동에서 동기부여를 얻는 것 같다. 아는사람보다는 오히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서. 구체적인 진짜 사정을 모를수록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예를들면,

다이어트의 경우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올려주는 성공담. (사실 그게 개뻥이며 지어낸 소설일 수 있음)
체육관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 (사실 1달에 1번 겨우 와서 하는 운동일 수도 있음)
아침에 들른 학원 근처 커피전문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사실 자리에 앉아있다고 다 공부하는 건 아님)
도서관 열람실을 아침일찍부터 가득 채운 사람들. (공부하는 척만 하고 반쯤은 졸고 있는걸수도 있음) 

등등. 하여튼 이런 굉장히 흔하고 단순한 상황에 괜히 막 경쟁심이 돋고 승부욕이 생긴다.

그러니까 나는,

일단 도서관에 가서 자리를 잡으면 승부욕이 생겨서 열심히 공부한다. 일단 체육관에 가면 승부욕이 생겨 열심히 운동한다. 일단 학원에 가기 두 시간 전에 근처 커피전문점에 들르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순간 집중력이 상승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쉽고 단순한 인간. 결론을 내자면 난 집에 처박혀 있을수록 별로 좋지 않다. 어쨌든 도서관과 체육관 앞에까지 걸음을 옮겨 놓으면 거기부터는 일사천리. 최소한 그 공간을 괴롭게 느끼지 않는다. 약간이라도 생산성과 집중력이 상승한다. 조금이라도 쓸모있는 인간이 되고 싶어진다. 지고 싶지가 않은 기분이 든다. 딱히 등수를 매기는 사람도 없는데.

주말에 날씨 좋아도 약속 굳이 만들지 않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 집에서는 왜 공부가 안될까를 생각했는데. 주말 오전, 다른 일로 잠깐 신촌 YBM 옆의 커피빈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들었다. 외국인과 프리토킹을 하고, 책을 펴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모두 모여있는 것 같은. 내가 아무생각없이 시간을 죽이는 동안 열심히 뭔가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밖으로 나가야겠다. 곧 날씨도 더 좋아지고, 밖으로 나가기 좋은 계절이 되겠지. 결국 향하는 곳이 체육관이나 도서관같은 좀 칙칙한 곳이 된다고 해도 어쨌든 날 위해선 더 좋은 일. depressed, demotivation을 경계해야 할 때니까.

18 2월, 2012

최근의 일상

쓰고싶은 글이 많았다.

생각을 글로 써서 정리하는 게 나에게는 어느정도 치유의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일은 나름 꾸준히 해 왔다. 게다가 요즘 내 머리 속은 글이 되어 나가고 싶어하는 생각들로 가득해 복잡해 죽을 지경이었다. 글쓰기 창을 열고 몇 번이고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결국 바로 휘발되어도 상관없을 시덥잖은 글만 140자 단위로 써댔다. 급류에 띄운 종이배처럼 내 글은 순식간에 아래로 떠내려갔다. SNS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어주고 그 안에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 안에서 깊이있는 대화는 힘들었다. 복잡하던 생각이 정리되지도 않았다. 한계가 있었다.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던 건. 어떤 글을 쓰더라도 [나를 좀 보아달라고] 감정에 호소하는 글이 될 것 같은 느낌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혼자 조용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에게 갑자기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어제 어떤 데이트를 했는지,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내 심장이 얼마나 두근두근거리고, 난 또 그 사랑으로 얼마나 행복했는지에 대해 괜히 아무나 붙잡고 얘기하고 싶어진다. 참고 참고 참다가도 결국 꺼내는 얘기는 결국 그 연애에 대한 얘기가 될 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분위기는 숨기려고 애써도 묻어날 수 밖에 없다. 다른 얘기를 하다가도 '그 사람은 이런 걸 좋아한대' 라면서 화제가 바뀌기도 한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조금은 민망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내가 너무 시시콜콜한 얘기를 했나 하고.

바꿔 말해도 크게 다르지 않더라는거다. 어느 날 대체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사람에게 갑자기 사사건건 부딪치는 사람이 생긴다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서 쓰는 글이란 결국 그 방향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쓰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그냥 급류에 종이배나 띄우고 한숨이나 쉬는 게 전부였다. 하고싶은 말은 머리 속에 넘쳐난다. 밤 새도록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지금 어떤상황이고 어떤 기분인지. 내가 어떤 얘길 들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지. 하지만 그런 얘기를 글로 써 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결국 내 일이고 내 몫이다. 너무 시시콜콜한 얘기를 했나 하고 민망한 기분이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런 글도 쓰지 말았어야 했는지 모른다. 이런 감정은 어쨌든 숨길수록 좋은거라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하지만 이제 잘 모르겠다. 조금은 될대로 되라는 심정이다. 누군가는 좀 알아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했다. 숨겨질 수 있는, 숨길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나도 이렇게 빨리 그 수위를 넘게 될 줄은 몰랐다. 최근 몇 년 사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괴로웠던 1주일이었다. 어찌보면 내가 그동안 참 평화로운 시간들을 보냈구나, 라고 새삼 실감하고 감사했을 정도. 앞으로는 또 어떤 날들이 펼쳐질지 예상조차 되지 않는다.

다음엔 부디 다른 주제로 글을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