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4월, 2012

일상의 자극

다이어트(또는 꾸준한 운동과 같은 건강관리) 그리고 자기계발(외국어 공부 등) 같은.

지루한 일련의 단계들을 묵묵히 지나야만 닿을 수 있는 목표들. 이것들은 단기간에 이루려고 해선 안된다. 아래부터 차곡차곡 기반을 다지고 위로 올라가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어쩌다가 속성으로 단계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해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허울뿐인 토익점수와 요요현상처럼. 적지않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 자신만의 목표(숫자)를 새겨 놓고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목표만 있고 전혀 노력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또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여길테지만.

그런데 둘 다, 오늘 잠깐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금세 마음이 풀어지기 쉽다. 유혹도 산재해 있다. 내가 오늘 저녁에 샐러드가 아닌 피자를 먹는다고 해서 손가락질하며 혼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Twitter에 피자 사진을 올려 놓고 '나 다이어트해야되는데 피자먹었어' 라고 쓰지 않는 한. 아니 쓴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 목표들을 위한 '활동'에 동기부여가 되는 순간은 일종의 촉매제로서, 매우 중요하다. 동기부여를 느끼는 지점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전혀 모르는 타인의 모습과 행동에서 동기부여를 얻는 것 같다. 아는사람보다는 오히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서. 구체적인 진짜 사정을 모를수록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예를들면,

다이어트의 경우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올려주는 성공담. (사실 그게 개뻥이며 지어낸 소설일 수 있음)
체육관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 (사실 1달에 1번 겨우 와서 하는 운동일 수도 있음)
아침에 들른 학원 근처 커피전문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사실 자리에 앉아있다고 다 공부하는 건 아님)
도서관 열람실을 아침일찍부터 가득 채운 사람들. (공부하는 척만 하고 반쯤은 졸고 있는걸수도 있음) 

등등. 하여튼 이런 굉장히 흔하고 단순한 상황에 괜히 막 경쟁심이 돋고 승부욕이 생긴다.

그러니까 나는,

일단 도서관에 가서 자리를 잡으면 승부욕이 생겨서 열심히 공부한다. 일단 체육관에 가면 승부욕이 생겨 열심히 운동한다. 일단 학원에 가기 두 시간 전에 근처 커피전문점에 들르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순간 집중력이 상승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쉽고 단순한 인간. 결론을 내자면 난 집에 처박혀 있을수록 별로 좋지 않다. 어쨌든 도서관과 체육관 앞에까지 걸음을 옮겨 놓으면 거기부터는 일사천리. 최소한 그 공간을 괴롭게 느끼지 않는다. 약간이라도 생산성과 집중력이 상승한다. 조금이라도 쓸모있는 인간이 되고 싶어진다. 지고 싶지가 않은 기분이 든다. 딱히 등수를 매기는 사람도 없는데.

주말에 날씨 좋아도 약속 굳이 만들지 않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 집에서는 왜 공부가 안될까를 생각했는데. 주말 오전, 다른 일로 잠깐 신촌 YBM 옆의 커피빈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들었다. 외국인과 프리토킹을 하고, 책을 펴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모두 모여있는 것 같은. 내가 아무생각없이 시간을 죽이는 동안 열심히 뭔가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밖으로 나가야겠다. 곧 날씨도 더 좋아지고, 밖으로 나가기 좋은 계절이 되겠지. 결국 향하는 곳이 체육관이나 도서관같은 좀 칙칙한 곳이 된다고 해도 어쨌든 날 위해선 더 좋은 일. depressed, demotivation을 경계해야 할 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