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8월, 2012

회사생활, 그리고 연애

회사와 사원의 관계, 혹은 회사생활 이라는 게. 시작부터 끝까지 연애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었는데.

일단 면접이라는 거, 소개팅과 굉장히 비슷하다. (내가 공채 아닌 1:1 면접만 주로 봐서 그런걸수도 있지만) (그리고 사실 난 소개팅경험은 전혀 없지만) 일단 최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내외로 단장한다. 아무리 예뻐보인다 해도 너무 짧거나, 섹시하거나, 튀는 옷은 좋지 않다. 첫인상은 착하고 무난해보이는 게 유리한 듯.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긴장하고, 들어가기전에 다시 한 번 화장이 이상하게 된 데가 없나 확인하고, 가볍게 웃으며 인사하고 자리에 앉는다. 조금은 가식적인 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진실되게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상대방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굉장히 알고싶다.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 라는 건 있다. 좋다, 나쁘다 혹은 나쁘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는. (다행히 지금까지 나쁜 분위기의 면접은 본 적이 없다) (소개팅은 그냥 해 본적이 없어 모르겠고) 그리고 다시 인사를 하고 나온 후,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날 맘에 들어 해 주기를. 그리고 만약 맘에 안든다면 차라리 정확하게 딱 잘라 표현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마냥 기다리지 않도록.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내내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조용히 마음을 접는다.

실제로 [성격이, 생활습관이, 성향이/업무능력이] 어떻든 [기본적인 스펙]이 좋은 사람들은 [소개팅/면접] 제의도 많이 들어온다. 가능성이 많이 열려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스펙] 이 안되는 사람가운데서도 [성격이, 생활습관이, 성향이/업무능력이] [이성과/회사와] 잘 맞을 수도 있고, 만족도가 훨씬 높을 수도 있으며, 반대로 [기본적인 스펙] 이 좋은 사람이 실제 [연애/회사생활] 까지도 잘 해나갈거라고 장담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실제로 많은 [연애/회새상활]을 한 사람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스펙] 이 좋은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왠지 더 [나랑 잘 맞을 것 같고, 성격도 괜찮을 거 같고/일을 잘할 것 처럼] 보인다. 할로 이펙트를 무시할 수는 없다. 나도 사람이니까.

그러므로 [기본적인 스펙] 이 되지 않는 사람은 무작정 '내가 보기보다 괜찮은 사람이거든!' 을 외치기보다는 어느 정도 커트라인을 넘길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스펙] 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다이어트든, 운동이든, TPO에 맞는 옷차림이든, 화장이든/토익점수든, 자격증이든, 뭐든] '내가 부족하긴 한데 그래도 많이 노력하고 있어', 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또 완벽한 [스펙] 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게. [연애/회사생활] (이)라는게, 딱 [한 명/한 회사] 과(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한 명/한 회사] 에 잘 맞는 사람인 게 중요하지, 불특정 다수에게 인기가 많아서는 썩 효율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여겨지기때문이다. 이건 뭐 내 생각일 뿐. 넘치는 러브콜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다만 갑자기 10점에서 100점이 되는 건 힘드니 꾸준히 7-80점 정도를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있다는 얘기를 하고싶었달까. 결론은 누구에게나 좋아보이는 사람이면 좋지만 꽤 힘들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나와 잘 맞는 상대를 눈여겨 고르고, 주어진 1:1 상황에서 노력하고 잘 맞춰나간다는 전략이다. 어쨌든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관계라는 건 없으니. (나의 회사생활의 시작은 그랬었다고 생각하고) (나의 연애도 언제나 그랬었.던것.같다) 

회계에서 말하는 '계속기업의 가정'(회사가 망할걸 가정하고 회사를 경영하진 않음) 처럼,  '계속회사생활의 가정'(별일 없으면 한 회사를 계속 다니고 오래 다닐수록 좋은거 아니겠음?)'계속연애의 가정'(별일 없으면 연애는 한 사람이랑 계속 하는 게 좋은거 아닌가?) 도 생각해봤는데. '계속기업의 가정' 처럼 '계속'이 꼭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점이 오히려 공통점인듯.  '계속회사생활' 과 '계속연애' 는 안정적이고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장점은 그 뿐. 그만큼 내가 도태되고 느슨해지고 긴장감이 없어지고. 결국 나를 잃어버리는 상황까지도 오게될 수도 있고. 이상적인 형태로 '계속회사생활' 과 '계속연애' 를 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수반된다는 거. 그러면 또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도 있고. 근데 그거 진짜 쉽지 않고.

최근 나와 내 주변의 핫이슈 및 핫키워드가 딱 두 가지 [회사/연애] 인데, 나는 평소엔 항상 둘을 엮어서 생각하며 ㅋㅋㅋ거리던 터라 한 번 글로 써 봤다. 근데 진짜 좀 비슷하지 않나?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회사/연애] 관련해서 하고싶은 말이 좀 더 있긴 한데 아직 엠바고(!) 상태라 그건 다음에 계속. 나도 얼른 말하고 싶기야 하지. [회사] 얘긴지? [연애] 얘긴지? 둘 단지. 그건 그 때 다시.

그렇게 제 속은 하루하루 타들어갑니다. 네.


02 8월, 2012

어느새 2012년 8월

돌이켜보면 2월 이후 내내 사건사고 투성이었다. 좋아진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몸무게의 얼마가 줄었다거나 같은) 전체적으로 보면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며칠 씩 다녀왔던 여행은 그냥 잠깐의 숨돌리기 정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은데 나에게 부여된 자유도가 굉장히 협소했다. 불만이 있다면 직접 벽을 부수고 나가야만 했다. 여기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 고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따위 없다.

견고한 돌로 사방이 가로막힌 동굴에 들어온 것 처럼 막막했다. 나에게 이 단단한 벽을 부술 도구가 있나. 어느 정도로 단단한가. 그리고 난 바깥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식으로 두려워하고 재는 마음 뒤에 사실은 축축하고 좁은 여기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어디까지가 내 능력이고, 능력 밖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쳐 쓰러져 죽더라도 이 테두리 바깥을 나가자고 생각했다. 총알받이가 되든, 아니면 선봉에서 승승장구하든, 그 중간이든,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리고보니 내가 가진 힘이 생각보다 나약한 것 같아 속상하다. 온 힘을 다 한 건 아니지만 벽을 부수기 시작한다. 좀 더 힘을 실어야 할까. 그런데 꿈쩍도 안하는 거 같아. 우물 위 동그랗게 잘리지 않은, 트인 하늘과 빛을 볼 날이 요원하다. 이렇게 100번이고 1000번이고 내려치면 언젠간 무너질까. 난 그 때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현재를  합리화하고 주저앉아버리게 될까 두렵다.  솔직히 그건, 죽기보다 싫다.

그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내 감정과 욕구만 명료하고 강렬하다. 내가 원하는 것과 그리고 지금 내가 싫은 것. 이러다가 내가 제일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