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8월, 2012

어느새 2012년 8월

돌이켜보면 2월 이후 내내 사건사고 투성이었다. 좋아진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몸무게의 얼마가 줄었다거나 같은) 전체적으로 보면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며칠 씩 다녀왔던 여행은 그냥 잠깐의 숨돌리기 정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은데 나에게 부여된 자유도가 굉장히 협소했다. 불만이 있다면 직접 벽을 부수고 나가야만 했다. 여기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 고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따위 없다.

견고한 돌로 사방이 가로막힌 동굴에 들어온 것 처럼 막막했다. 나에게 이 단단한 벽을 부술 도구가 있나. 어느 정도로 단단한가. 그리고 난 바깥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식으로 두려워하고 재는 마음 뒤에 사실은 축축하고 좁은 여기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어디까지가 내 능력이고, 능력 밖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쳐 쓰러져 죽더라도 이 테두리 바깥을 나가자고 생각했다. 총알받이가 되든, 아니면 선봉에서 승승장구하든, 그 중간이든,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리고보니 내가 가진 힘이 생각보다 나약한 것 같아 속상하다. 온 힘을 다 한 건 아니지만 벽을 부수기 시작한다. 좀 더 힘을 실어야 할까. 그런데 꿈쩍도 안하는 거 같아. 우물 위 동그랗게 잘리지 않은, 트인 하늘과 빛을 볼 날이 요원하다. 이렇게 100번이고 1000번이고 내려치면 언젠간 무너질까. 난 그 때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현재를  합리화하고 주저앉아버리게 될까 두렵다.  솔직히 그건, 죽기보다 싫다.

그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내 감정과 욕구만 명료하고 강렬하다. 내가 원하는 것과 그리고 지금 내가 싫은 것. 이러다가 내가 제일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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