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9월, 2012

회사생활, 그리고 연애 (2)

최근 2주 사이, 굉장히 많은 일이 펑펑 터졌다.

우선 가장 큰 이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퇴사가 확정되었고. 새로운 회사에 입사가 확정되었다. (엠바고 끝. 개인 블로그에 이 정도 얘긴 이제 해도 되겠지?) 새로운 회사님은 굉장히 멋지고 섹시한데. 꼭 붙잡고 싶은 만큼이나 나를 몇 번이고 들었다 놨다 멘붕시켰다 회복시켰다를 반복하시고. 하여튼 보통이 아니셔서 나는 그냥 <500일의 썸머>의 톰이 된 것 마냥 마구 휘둘렸구요. 제가 왠만한 밀당은 알면서도 즐겨줄 수 있는 정도의 멘탈인데. 이번엔 좀 많이 힘들었네요. ㅠㅠ 아래는 상황의 요약. (물론 진짜 연애얘기가 아니라 비유. 착각하는 사람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 ['ㅁ' 저랑 한 번 만나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좀 만나보면 꽤 괜찮은 사람임.] 하고 내 쪽에서 먼저 프로포즈. 하지만 도도하신 그 분은 2주 이상 연락이 없었다.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하며, 혼자 쓸쓸히 마음을 접었다. 그래 뭐. 내가 어떻게 너같은 사람 만나겠어. 삽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디 다른 괜찮은 사람 없나 기웃거리기도 했다.

- 2주 쯤 지났을까, 거의 모든 걸 포기했을 즈음. [흠- 그럼 우리 한 번 만나볼까?] 하는 답을 받았다. >_< (아직도 그 설레임이 잊혀지지 않음) 기대했던 첫만남의 느낌은 굉장히 좋았다♡♡ [정말 우리가 계속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만 해도 마음이 두근두근. (아직도 그 두근두근함이 잊혀지지 않음) 

- [네가 좀 더 알고싶으니까, A를 준비해주겠니? 그걸 보고 결정할게] 라는 얘길 들었다. 난 정말 최선을 다해 A를 써내려갔다.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나 뭐든지 할께 ㅠㅠ 그리고 나 어디가서 A 못한단 소리 들은 적 없거든? ㅠㅠ 너에겐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 진짜 최선을 다할께 ㅠㅠ]

-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A를 보내기로 한 날.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었던 나는.  [정말 미안. 아무래도 너랑 안되겠어. 미안하다.] 라는 그의 메일을 확인하고 만다. [말도 안돼. Why not? ㅠㅠ 내가 뭐 잘못했니? 우리 분위기 좋았었잖아. ㅠㅠ 니가 A 하라며. 내가 열심히 A도 준비했는데 보지도 않고 왜 ㅠㅠ] 난 정말 완벽하게 멘탈이 붕괴되어 이틀 간 폐인으로 지냈다. 눈앞이 캄캄했고. 툭 건드리면 눈물이 줄줄 쏟아져 나왔다. 말 그대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뻥 안치고 남자 10명한테 차인 기분이었음 -_-)

- 폐인 3일 째.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A, 보내준댔잖아. 아무 말 없어서 연락해봤어. 혹시 뭔가 잘 못 된거니?] ... 그 메시지를 본 나는 2차 멘탈붕괴로 눈앞이 핑 돌았다. [네... 네가 메일로 나랑 안되겠다고 해서. 그래서. 그래서 다 준비했는데 보내지 못했어 ㅠㅠ 어...떻게 된건지 물어봐도 되니? ㅠㅠ] 진심으로 문자를 찍는 내 손이 덜덜 떨렸다. 나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았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거야.

- [아. 그런일이 있었어? 말도 안돼. 내 쪽에서 뭔가 잘 못 됐었나봐. 아아... 정말 미안해. A, 보내줄 수 있니? 보고싶어 ^^ 그리고 내 전화번호 알려줄테니까, 혹시 다시 이상한 일이 생기면 나에게 전화해.]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보낼게요! 보낼 수 있어요♡♡♡] 이쯤에서 난 진짜 순도 100%의 약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우울했다. 그리고 어쨌든 결과는 아직 모르는 거라고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답답해졌다. 난 언제든 거절당할 수 있는 쪽이니까. 아무리 내가 너와 함께하고 싶어도 네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거니까. ㅜㅜ 어느 쪽이라도 빨리 결정해준다면 마음을 정리하기 좋겠다고 생각하며 초조하게 그의 연락을 기다렸다.

- [너의 A 괜찮았어!] 이틀 만에 온 연락에 또 두근두근. 이러다가 심장병에 걸리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널 한 번만 더 만나고 싶어. 그러고나서 확실히 결정하려고 하는데. xx일 xx시에 시간 괜찮겠니?] [무조건 됩니다! 갈게요! 그때봐요 >_<] 난 역시 순도 100%의 약자 ㅠㅠ 그리고 난 남은 며칠 간 그와 나눌 대화를 설계하느라 바빴다. 내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다 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마지막까지 조금의 실수도 하고싶지 않아서.

- 그리고 우리는 만났습니다!

- 마침내! 계속 만나기로 결! 정! 만세♡ 신나 신나!!! 완전 신나!!!!!!!! >_<

- [근데 17일부터 만나면 안 될까? 나 너랑 빨리 만나고 싶은데!] [아. 너무 빠르긴 한데 ^^ 그러죠, 뭐. 아마 괜찮을거에요. (조금 쉬고 싶긴 하지만 뭐 ㅠㅠ) ] [응. 혹시 안되면 연락줘!] 

- [너랑, 10월 4일부터도 괜찮을거 같아!] [어? +_+ 정말요? 그럼 저야 좋죠 ^^ 그럼 4일에 봐요] → 신나서 유럽 항공권 예약. 만세! 잠깐 자유의 몸이 되겠다! 만세!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13시간 비행기를 타보겠어? 꺅 꺅- >_<

- [아, 근데. 그냥 17일... 도 괜찮긴 한 거지? 응? 자꾸 이랬다 저랬다 해서 미안. 그냥 빨리 만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 [아...ㅜㅜ 괘...괜찮아요. 흑. 그래요 뭐. 17일날 보자구요!] → 항공권 취소. 자유 없어 ㅠㅠ


흑. 자유 없고 방학 없지만. 그래도. 17일부터 새로운 시작에 두근두근 설레서 좋은 요즘 :)

01 9월, 2012

나를 위로하기 위한 글

너는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제일 반짝이는 사람이고. 10년뒤쯤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서 멋지게 살고 있을 것 같아. 내 주변에서 그런 잠재력이 보이는 유일한 사람이 너다. 너 나중에 잘 되면 절대 날 모른척하지만 마. 그러니깐 그런 자신을 믿고. 너무 우울해말고. 기운내. 

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기술을 잘 모르잖아요. 내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지는 못할 거에요. 

라고 겨우 말하고는. 어쩔 줄 몰랐다. 내가 듣기에 과분한 칭찬이고. 누군가가 옆에서 들었다면 코웃음 쳤을지도 모르는 그런 얘기. 보잘것없는 나를 항상 그렇게 똑똑하고 멋진 사람으로 봐 줘서 너무너무 고마운데. 그 얘기를 듣고있을 때 내 모니터에 띄워져 있던 내용들이 정말 시시하기 짝이 없는 것이어서. 그게 가장 슬펐다. 곧바로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알면. 아마 깜짝 놀랄걸요. 

이상과 현실의 갭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데. 지금 당장 좁힐수 있는 거리가 눈에 보이는데도 묶여있는 기분은 무력하고 서글프다. 실제의 나보다 과대평가해주고 멋지게 봐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가까운 곳에는 오히려 그 반대의 사람들이 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다가도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터져나오는 화를 꾹꾹 눌러 참는다. 손발은 여전히 묶여 있고.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계속 묶여 있다간 결국 몸이 마비되어버리겠지. 아마도. 그렇겠지.

난 분명히 노력하고 있는데. 조금씩 끝이 보이는 것도 같은데. 그런데도 마음이 너무 힘들다. 집에만 오면 바보같이 침대에 누워서 울기만 하는 나를 스스로 다독이고 위로하기 위해. 지금 이렇게 바보같은 모습을 하고있는데도, 나를 좋게 봐 주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만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