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1월, 2012

조금은 구체적인 이야기들

나를 둘러싼 몇 가지 일들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로 돌아왔을 즈음,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이 다시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튀어올랐다. 다행히 좋지 않은 일 보다는 좋은 일들이 많아서, 내 감정은 약간 하이퍼 상태. 혼자 들뜬 기분에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말실수를 하는 일이 생길까봐 조심하고 있지만, 사실 나도 모르는 새에 몇 마디쯤은 실수했을지도. 혹자는 "그게 조심한거니?" 라고 되물을지도. 하지만 정말 나름대로는 노력했다. 혹시라도 내 실수에 기분이 상한 사람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우선 업무에 있어서.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도) 내내 좋은 피드백만 받고 있다. 최근 일상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즐겁다. 나는 적어도 [어떤 지점]에 대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솔직히 이거 나 만큼 하는 사람은 드물다, 라는 확신)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도 없었고, 내가 동기부여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극이 되는 피드백도 없었던 게 사실. 어쨌든 내가 무척이나 목말라했던 부분이고. 갈증으로 메말랐던 뇌에 드디어 윤활유가 더해진 느낌이라 경쾌하다. 최소한 나아가야 할 방향성(미션)도 명확해졌다.

의욕만 있다면 업무 관련해서 강의를 통해 무언가 배울 수 있는 기회도 풍부하게 제공된다는 점도 즐겁다. 어제와 그제는 인포그래픽 강의를 7시간 들었고 2주 후에는 1주일에 한 번씩 있는 통계학 강의를 신청했다. 그 외에도 강의들은 끊임없이 기획되어 공지된다. 미술이나 재테크 관련 강의도 있다. 상위권자 결재만 떨어진다면, 원하는 만큼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를 듣는 건 자유. 업무 혹은 내 개인의 관심과 관련 있지만 하나하나 찾아 배우기 힘든 강의들을 회사가 직접 제공해줘서 무척 감사하다.

하지만 동시에 약간은 우울해진다. 내가 처음부터 이런 환경에 놓여있었다면. 혹은. 배우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의 단계에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면.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는걸까! 라고 생각하다가도 입맛이 쓰다. 그렇다고 내가 과거에 내가 아주 나쁜 여건에 처해 있었다고 생각하는 건 또 아니다. 그저 모든 건 상대적일 뿐이다. 미래엔 상대적으로 더 나아질 수도 있을까. 그 땐 지금을 떠올리며 우울해하기도 할까. 나 역시도 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언젠간 이 상황에도 불만이나 매너리즘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고민의 디테일이 과거와는 분명히 다르겠지. 적어도 상황은 나아지고 있으니.

2주 전에는, 생전 처음 [회사 워크샵] 이라는 것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워크샵이라지만 MT나 다름없는데, 솔직히 나는  대학교 MT도 한 번 가본 경험이 없어서. 지금까지의 간접경험으로는, 회사워크샵이라고 하면 어떤 핑계를 대서든 참석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대세인 듯 했는데, 반대로나는 내내 들뜬 기분이었다. 일정표를 보니 무척 재밌을 거 같았고, [남22:여3] 의 성비도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역시 내 예상대로 워크샵은 무척 유쾌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조이스틱 패드를 준비해 가서 철권 태그매치 토너먼트도 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윷놀이도 했다. 참석한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나랑 동갑이거나 동생이었던 건, 조금 의외였지만 내 입장에선 편했고. 서울로 돌아와서는 바로 철권 게임을 구입해서 집에서도 플레이하는 중. 집에서 친구들과 같이 게임하는 것도 즐겁고.

그건 그렇고. 나는 일만 가장 중요하고 연애따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30대 여자로 나이먹고 싶지는 않다는 게 또 하나의 문제. 나는 똑똑하고 잘났으니까 아무 남자나 만날 수 없다는(-_-) 그런 여자이고 싶지도 않고. 일보다는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여자인 건 더더욱 싫고. (물론 내가 이렇게 될 리도 만무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이상적인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는' 있다. 꼭 이성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갖고있는 감정은 솔직하게 표현하고. 쉽지만 모두가 잘 하지는 못하는 그런 것들. 기타 등등. 역시 사람을 대할 때의 내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자존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업무에 있어서의 성취가 분명히 그 자존감에 좋은 영향을 준다. 물론 외모에 있어서의 성취도 분명히 자존감에 좋은 영향을 주니까 그 부분도 노력을. =_=;;

이번 주 부터 수영을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재밌고, 예상보다 힘들다. 수영복을 입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꽤 있었는데 정작 수영장에 가니깐 누구 몸이 어떻게 생겼고 내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별로 아무렇지 않아서 좀 신기했다. 수영하는 방법은 전혀 모르지만, 물에 머리 담그는 거 정도는 별로 겁내지 않는 나를 보며 강사는 처음 배우는 거 맞냐며, 금방 배우겠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또 나는 기분이 좋아졌고. 어쨌든 당분간은 꾸준히 열심히 할 마음을 먹었고, 잘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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