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7월, 2013

마인드컨트롤

거창하게 좌우명같은건 아니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우울함이나. 스스로의 역량에 대한 우울함이나. 어쨌건 종합적으로 자괴감에 빠져있을 땐 아래의 생각을 반복한다. 몇 개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아래와 같다. 

  1. 갖고싶은 것이 노력해서 가질 수 있는 거라면. 우울해하지말고 불평하지 말고 노력해서 가지면 된다.
    세상엔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게 많으니까.
  2.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기대의 크기에 실망은 비례한다) 
  3. 상대적 박탈감은 상대적 우월감 만큼이나 얄팍하다. 

셋다 당연해 보이지만 쉽지 않다. 꾸준한 노력이라는 것 부터가 어렵고. 기대하고(혹은 기대고) 싶은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방어적이 되는 것도 어렵다. 상대적 박탈감과 우월감 사이에서 일희일비 하는 건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오히려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우울함이 커진다면 그건 정말 (이 단어 쓰기 싫지만) 찌질한 일이다. 난 내가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다는 게 좀 더 크다. 언제나 항상 그렇다. 절대적으로 그렇다.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1번이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갖기 위해 노력하면서 내 삶은 진행된다. 그 흐름에 스스로 만족스럽다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실망할정도의 기대를 하지도 않고, 상대적인 잣대로 일희일비 하지도 않게 된다.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나에겐 시야를 흐리고.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일이 있는데. 일단 최대한 심플하게 난 내가 원하는 것들과 그 우선순위만 생각하면서 살기로 했다. 그 가운데 내 노력으로 목적달성이 어려운 일이 있다면 매몰비용따위 생각하지 않을거다. 쉽지 않겠지. 

나를 차갑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반대다. 난 감정적으로 항상 뜨거운 사람이고 그런 나를 희석시키고 싶지 않다. 난 솔직히 지금의 미지근한 내가 싫다. 다시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뜨거운 사람이고 싶다. 지금은 그게 제일 중요하고 나머지는 모두 그 다음이다. 지금은 그렇다. 지금은. 


21 7월, 2013

판도라의 상자

모르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그저 좋은 모습으로. 덮어두고 싶었다. 

누구보다도 내가 그걸 원했어. 지키고 싶었으니까. 
진심으로.

앞이 또렷하진 않다는 걸 조금씩 느끼면서도 애써 앞을 향해 걸었다. 
잘 되겠지. 어쨌든 지금 나쁘지 않고.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그렇게 나쁘지 않은 미래가 꾸준히 현재가 되고 있잖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난 멘탈이 강한 사람이니까. 될수있는대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그렇게 스스로 위안해 왔는데. 

사실 나는 있잖아. 애매한 걸 무지 싫어하는 사람이거든.
뭐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난 항상 먼저 용기를 내서 사실을 확인하는 쪽의 사람이거든. 
명료한게 좋고. 오해하게 되는 게 싫어서. 
스스로를 아끼는 만큼 스스로에겐 솔직하고 싶고.
내가 아끼는 다른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모르는 척. 괜찮은거겠지. 잘 되겠지. 
이런 거 사실 딱 질색인 사람이었는데. 

그런데 나는 
한동안 혹시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무서운 결과를 마주치게 될까봐.
그게 정말 두려워서 계속해서 괜찮겠지, 괜찮을꺼야, 의 상태를 유지했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실을 만나는 것 보다 
그 상태가 오히려 견디기 쉬웠으니까. 

근데 꿈속에서 내가 그런 나를 바보취급하고 있더라고. 
너 바보냐? 진짜 몰라? 모르는 척 한다고 그게 모르는 게 되니? 라고. 

지금까지 내가 나 답지 않음을 유지하면서까지
지키기위해 노력한 게 그게 진짜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 버렸어. 

그래서 용기를 내서 결국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고.
그 안에 들어있던 사실을 확인시킨 동시에
나도 확실하지 않았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어. 전부는 아니지만. 어쨌든. 

사실 나도 내가 잘 한건지 모르겠다. 솔직히 당장 지금 힘든 기분이어서. 
근데 다른 선택이 있었을까. 
모르는 척 가만히 있었다고 무조건 잘 되진 않았을거라고 생각해. 

어쨌든 명료하게 사실을 확인하는 게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어느쪽으로든 더 나은 '과정' 이 되었을거라고 믿어.
그건 분명한 것 같다. 그게 내 방식이 맞고. 

웃기지. 그래, 나는 계속 나였고.
오히려 표면적으로 그 때보다 지금의 내가 안정되고 괜찮은 사람이 된 거 같은데. 
근데 상황은 오히려 달라졌다는 게.

이래서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인과관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인가봐.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어려웠던적이 있나 싶어.
지금 어려워. 너무. 

내가 마음을 준 만큼. 마음을 쓴 만큼. 너무 어렵다. 

근데 이제 더 어려워지진 않겠지. 
그것만큼은 다행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