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10월, 2013

요즘 운동

헬스클럽에서 트래드밀 위를 '30분 이상' 빨리 걷는 유산소 운동, 칼로리 숫자에 얽매이는 식생활, 1일 1식과 같은 식이조절 트렌드에 매너리즘을 겪으며. 그 와중에도 제대로 실행하는 거 하나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던 중 남세희님의 다이어트진화론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름 다이어트에 대해서 이론적으로는 빠삭하다고 생각했던 나 조차도 납득되지 않던, 하지만 널리 알려져있는 이론들을 자신감있는 문체로 명쾌하게 해석해 주고 있는 게 마치 사이비종교같기도 해서 (농담), 어딘가 의심스럽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믿을만한 분들의 추천이 이어지고 있고, 나 스스로도 설득되었으며, 이 정도의 설득력을 가진 텍스트도 없는 것 같아 일단은 이 책을 교본으로 삼기로 했다.

그리고 이 책에 의하면 나의 작년 퍼스널트레이닝+다이어트는 실패작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더 큰 요요현상으로 돌아왔거나 몸을 망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뭐.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1시간씩으면 충분하다. 트래드밀위를 '걷느니', 땅을 딛고 조금이라도 '뛰는 게' 낫다. 곡류를 멀리하고 고기와 채소과일을 가까이하는 식생활. 정도를 우선으로 삼고 주식을 고기와 달걀요리, 유제품 정도로 생각하고, 곡류는 최대한 줄이는 걸로. 술은 독약으로 생각해야 되는데 이 부분이 제일 어려운 듯 하다. 요즘 술 약속도 많고, 연말이 가까워오고 있고. 

운동은 케틀벨스윙과 버피, 답답하면 바깥을 뛰거나 걷는 정도면 충분. (당연한 얘기지만 운동방법보다야 그걸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중요 -.-) 여성에겐 8kg 정도의 케틀벨이 적당하다고 해서 구입했는데 나한텐 적절한 무게인 것 같다. 다만 웨이트트레이닝과는 담을 쌓은 허약한 여성들에게는 힘든 무게일 듯. 케틀벨 스윙을 50개부터 100개로, 50개 단위로 늘려나갈 생각. 케틀벨은 예쁘게 코딩된 것 보단 쇠를 그대로 뭉쳐놓은 듯한 제품이 추후에도 변형이 없는 좋은 제품이라고 해서, CM크로스핏 사이트에서 구매했는데 괜찮은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하고. 

케틀벨스윙은 요즘 엄청 유행인 것도 같고. (...) 구글에 검색하면 굉장히 많은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동영상 자료도 많고. 제대로 된 자세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글이 매우 많은데. (특이 강민경 사진은 절대로 따라하면 안되는 대표적 사례라고)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엉덩이에 자극이 오면 맞게 한 거고, 팔이나 무릎, 허리가 아프면 잘못된 자세. 첫 날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서 나 뭐 제대로 안한건가 싶었는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허벅지 뒤쪽 근육통때문에 의자에 앉으려는 자세를 취할 때 마다 괴로운 느낌 =_= 제대로 한 거 맞는 듯. 

버피는 하루에 100개를 하라고 해서 할 수 있겠지! 했는데 집에서 운동화를 안 신고 하니 은근 불편한데다, 한 번에 50개를 연속으로 하고 넉다운. 근데 50개도 못하는 사람이 많으며 보통 15개씩 끊어서 한다는데 난 뭐한거지. =_= 일단은 15개씩 7세트 정도를 목표로 해 봐야겠다. (푸쉬업, 점프까지 포함) 도톰한 운동용 매트가 있으면 좋겠는데 자꾸 뭘 사고 있는 거 같아서 좀 참고 있다.  

술은 독약으로 생각하고. 하루에 술과 운동을 동시에 하면 안된다는데 (...) 거참 이게 가장 힘든 일이지 뭔가. 당장 냉장고에 맥주가 잔뜩 있고, 와인도 세 병이나 있는데. 근데 생각해보면 판교로 회사가 옮겨가고 나면 주중 술 약속 같은 건 상상속의 일이 되는 거 아니려나.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은근히 그 때가 기다려지기도 한다. 12월 초에 종합건강검진 예약해 뒀는데 그 때 체성분검사도 추가했다. 좀 두렵긴 하지만 그 때까지만이라도 열심히 한 번 해 보자. 


21 10월, 2013

가을, 남산, 케이블 카

월초에 부모님이 오랜만에 서울에 오셨다. 나들이삼아 춘천쯤에 가려고 했는데 가족 중에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이 동생뿐이고 오후에 부산까지의 장거리 운전이 예정되어 있어서 가까운데로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가족 중에 서울사람은 나뿐이어서 혼자 머리를 굴려 겨우 남산을 생각해 냈다. 날씨도 좋고. 을지로든 종로든 이태원이든 어디로든 통할 수 있으니 적당히 식사하기도 괜찮을 거 같았다. 

엄마가 살짝 들뜬 분위기로 케이블카! 를 말씀하셨다. 한 번도 타본 적 없어. 남산도 제대로 가본 적 없어, 라고 말씀하시며. 속으로 으아 뭐야 케이블카라니! 하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타는 사람 많을 걸- 이라고 예상. 그리고 적중. 나쁘지 않았다. 공원에 맑은 날씨에 사람이 많긴 했지만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고. 

남산타워에 콜드스콘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서 부모님은 이런 아이스크림 안 드셔 보셨겠지, 동생도 남자 놈이라 이런거 잘 알지도 챙기지도 못할거고, 싶어 사드렸는데 아니나다를까 무척 좋아하셨다. 뭐 이런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다 있냐고 말씀하셔서 어쩐지 죄송해졌다. 사실 더 맛있는 거 많아요, 엄마. 그러고보면 난 참 좋은 것만 맛있는 것만 고르고 골라 먹고 다니고 있는데. 

그리고 foursquare 가 친절하게 2010년 6월 이후 처음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주어 내가 남산 케이블카를 타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나도 알거든! 하지만 그게 언제였는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진 않았는데. 어쨌든 이런식으로 각성되는 과거 연애의 기록. 그러고보니 그 땐 밤이었는데. 좀 웃겼다. 










이사 + 6주

정신차리고 보니 이사한지 6주가 지났다. 

새로 이사 온 곳은 내가 이전에 살았던 곳과 아주 다른 곳.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고 물과 숲이 아주 가까이에 있고 공기가 좋다. 바로 근처에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할 수 있는 장소들도 많다. 마트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거리는 대체로 깨끗하고 조용하다. 쓰레기가 굴러다니지도 않고 시끄러운 사람들도 없다. 주말에 TV를 끄고 누워서 가만히 있으면 아주 간혹 지나다니는 자동차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트렌디한 맥주집도 카페도 아이스크림가게도 없고. "시간 돼? 만날까?" 하고 즉흥적으로 바로 불러낼 수 있는 친구도 없다. 지하철 역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사갈 만한 가게도 없다. 밥을 해먹기 귀찮을 때 혼자 적당히 처리할만한 가게도 마땅치 않다. 산책하듯 나가서 로드샵에서 구두나 티셔츠를 살 수도 없다. 클럽의 공연 시간표를 검색해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공연을 보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사실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 이사오고 나서 적지않은 것들을 집에서, 혼자서 해결하고 있지만 싫지는 않다. 요리하는 것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별로 힘들어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자취 1-2년차에 이런 곳에 살았더라면 좀 외로움을 탔으려나. 지금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건 너무 많으니까. 

나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누구나 그런 면들이 있겠지만. 친구들이 말하길 나는 에너지가 넘치고 강한 사람이라는데. 실제로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떨고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는 나지만. 분명히 혼자 내 공간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아무도 침범하지 않고 있는 내 영역을 영위하는 것도 나에겐 무척 중요한 일이니까. 어쨌든 그 밸런스는 분명히 유지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후자 쪽의 비율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이런 곳으로 이사 온 지금은 너무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조금은 애써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