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10월, 2013

이사 + 6주

정신차리고 보니 이사한지 6주가 지났다. 

새로 이사 온 곳은 내가 이전에 살았던 곳과 아주 다른 곳.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고 물과 숲이 아주 가까이에 있고 공기가 좋다. 바로 근처에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할 수 있는 장소들도 많다. 마트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거리는 대체로 깨끗하고 조용하다. 쓰레기가 굴러다니지도 않고 시끄러운 사람들도 없다. 주말에 TV를 끄고 누워서 가만히 있으면 아주 간혹 지나다니는 자동차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트렌디한 맥주집도 카페도 아이스크림가게도 없고. "시간 돼? 만날까?" 하고 즉흥적으로 바로 불러낼 수 있는 친구도 없다. 지하철 역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사갈 만한 가게도 없다. 밥을 해먹기 귀찮을 때 혼자 적당히 처리할만한 가게도 마땅치 않다. 산책하듯 나가서 로드샵에서 구두나 티셔츠를 살 수도 없다. 클럽의 공연 시간표를 검색해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공연을 보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사실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 이사오고 나서 적지않은 것들을 집에서, 혼자서 해결하고 있지만 싫지는 않다. 요리하는 것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별로 힘들어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자취 1-2년차에 이런 곳에 살았더라면 좀 외로움을 탔으려나. 지금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건 너무 많으니까. 

나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누구나 그런 면들이 있겠지만. 친구들이 말하길 나는 에너지가 넘치고 강한 사람이라는데. 실제로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떨고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는 나지만. 분명히 혼자 내 공간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아무도 침범하지 않고 있는 내 영역을 영위하는 것도 나에겐 무척 중요한 일이니까. 어쨌든 그 밸런스는 분명히 유지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후자 쪽의 비율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이런 곳으로 이사 온 지금은 너무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조금은 애써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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