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10월, 2013

가을, 남산, 케이블 카

월초에 부모님이 오랜만에 서울에 오셨다. 나들이삼아 춘천쯤에 가려고 했는데 가족 중에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이 동생뿐이고 오후에 부산까지의 장거리 운전이 예정되어 있어서 가까운데로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가족 중에 서울사람은 나뿐이어서 혼자 머리를 굴려 겨우 남산을 생각해 냈다. 날씨도 좋고. 을지로든 종로든 이태원이든 어디로든 통할 수 있으니 적당히 식사하기도 괜찮을 거 같았다. 

엄마가 살짝 들뜬 분위기로 케이블카! 를 말씀하셨다. 한 번도 타본 적 없어. 남산도 제대로 가본 적 없어, 라고 말씀하시며. 속으로 으아 뭐야 케이블카라니! 하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타는 사람 많을 걸- 이라고 예상. 그리고 적중. 나쁘지 않았다. 공원에 맑은 날씨에 사람이 많긴 했지만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고. 

남산타워에 콜드스콘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서 부모님은 이런 아이스크림 안 드셔 보셨겠지, 동생도 남자 놈이라 이런거 잘 알지도 챙기지도 못할거고, 싶어 사드렸는데 아니나다를까 무척 좋아하셨다. 뭐 이런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다 있냐고 말씀하셔서 어쩐지 죄송해졌다. 사실 더 맛있는 거 많아요, 엄마. 그러고보면 난 참 좋은 것만 맛있는 것만 고르고 골라 먹고 다니고 있는데. 

그리고 foursquare 가 친절하게 2010년 6월 이후 처음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주어 내가 남산 케이블카를 타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나도 알거든! 하지만 그게 언제였는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진 않았는데. 어쨌든 이런식으로 각성되는 과거 연애의 기록. 그러고보니 그 땐 밤이었는데. 좀 웃겼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