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11월, 2014

신해철

사실 난 지금도 그의 부고를 믿을 수 없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흘렀고, 켜져있던 TV를 껐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가득한 타임라인을 보며 '우리앞의생이끝나갈때' 를 반복해서 들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트위터에선 몇몇 사람들이 밉살스러운 얘길 했고 티격태격 의견 다툼을 했다. 죽을 사람이 아니었는데, 의료사고라며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 모든게 속상하고 슬퍼서 몇 시간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초대 음악도시 시장, 이어서 고스트스테이션과 고스트네이션까지- 내 10대 시절 심야를 늘 함께했던 DJ. 고3 때 매일 새벽 3시까지 듣던 라디오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종종 너무 느끼하다며 몸서리쳤지만 그 만이 가지고 있던 낭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담배연기가 잘 어울리는 낮은 목소리. 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귀엽고 밝은 면까지 가지고 있던 그런 사람이었는데. 꼭 필요할 때 항상 든든한 우리 편으로, 젤 앞장서서 거침없는 목소리로 속시원하게 대변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와 공유했던 내 어린 날들이 함께 저물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든든한 우리편 한 명을 잃었다. 그 어떤 누가 그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한동안 그의 음악을 들었다. 누군가의 화환에 적혀있었다는 말 처럼. 지옥같은 이 세상을 탈출한 것을 축하하며, 이제 편히 쉬길.

사실 난 지금도 그의 부고를 믿을 수 없다.




17 9월, 2014

2014년 여름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5월 28일이라는 게 어째 좀 짠하다.

6월을 기점으로 회사 업무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확히 발하면 올해 상반기의 불명확한 기운이 어느 정도 정리된 거라고 말할 수도. 그리고는 한 달이 하루처럼 정신없이 지나갔다. 678월 석 달간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새벽에 출근해 밤 늦게 들어왔다. 종일 사무실에 쳐박혀 있다 보니 올해 여름이 더운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회사 일을 빼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일상 자체가 없어서 남길만한 근황도 없다.

정말 하루 한 시간 운동도 사치스럽게 여겨질 정도로 바빴다. 그러다 6월 어느 날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운동을 당분간 아예 못하게 된 건 그냥 확인사살. 식사는 대부분 회사에서 해결했고, 지겨워 죽을 지경이었지만 달리 선택권도 없었다. 주말엔 밀린 잠을 자기 바빴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고 참 많이 생각했다.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나에게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책임이 지워지는 건지. 이건 정말 부조리하다고.

열정페이라는 게 분명히 있다. 다 알면서도 이미 걸려들어 있다. 아마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걸. 눈물나게 힘들고 지치는데 그래도 난 여기가 좋아, 지금 나에게 여기보다 더 나은 곳이 '현실적으로' 없어. 부끄러운 얘기지만 애증으로 똘똘뭉친 이 프로젝트가 그래도 난 마음에 들어. 뭐 그런 애정어린 마음으로 견디고 있는 거다. 그것 조차 없었다면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 거다. 물론 그것 조차 없이 일하고 있는 사람도 꽤 있다.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은 프로젝트에 그대로 반영되고. 나나 그 쪽이나 참 딱한 일이다.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이제 정말 좀 쉬어도 되겠지? 라는 시점이 겨우 추석연휴였다. 진짜 그럴 것 같아서 일찌감치 휴가를 내 놓고, 방콕 행 비행기 티켓을 사 두었다. 꿈같은 일주일 휴가를 보내고 이제 다시 현실 로그인 한 시점이 겨우 지금. 요즘은 내년 3월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는 훈련을 주 2회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고, 오늘부터 체육관도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마라톤 훈련과 병행하기 위해 크로스핏보다 유산소 운동에 가까운 (다소 강도가 낮은) 부트캠프로 변경해서 진행하려는 중.

열정페이니 뭐니 얘기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화난다. 생각해보면 운동, 다이어트, 연애, 문화생활. 그 무엇 하나도 손댈 엄두도 못 낸 여름을 보낸 것이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올해는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정말 아까워서 견딜 수가 없다.





28 5월, 2014

Crossfit #14 #15

2014/05/23 - #14 

Threshold Training

2:00 on / 4:00 off,  7 Rounds of: 

200m Sprint
10 Strict Press 45/35# (35lbs, 10 7 7 7 7 7 7)
ME Thrusters 45/35# (35lbs, 8 5 4 4 4 4 4)


금요일마다 비슷한 트레이닝. 2분동안 전력으로 달리고, 4분 쉬고의 반복이다. 당연히 죽도록 힘든데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오히려 할만한 느낌이 드는 트레이닝.

몸을 쭉 펴고 반동 없이 렉포지션에서 바를 머리 위로 올리는 Strict Press, 35lbs로 10개 연속은 내게 맞는 무게가 아니었다. 기본 바가 35lbs라서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라고 생각했고 같은 클래스에 다른 여자분들도 모두 Rx 로 하고 있었는데 워밍업에서 이미 지치기 시작. 두 번째 셋트부터는 7개가 한계였고 사실 자세를 유지하며 하는 건 5개가 한계. 25lbs정도로 했어야 했다고 생각. 무게를 줄이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하는데 쉽지 않음. 

2분간 Sprint, Strict Press를 하고  남은 시간동안 Thrusters - 는 오히려 할만 했다. 그건 Strict Press가 워낙 힘들었기 때문. 햄스트링과 반동의 소중함 (...) 


2014/05/26 - #15 

Strength


5 sets of:
High Hang Clean x 2 (55 65 70 70 65lbs

Conditioning
3 Rounds for time: → 15:01 
60 DU (jumping over the barbell)
25 Burpees Over the Bar (25 25 19)
7 Hang Cleans 135/95# (55lbs) 


High Hang Clean - 바를 잡고 선 상태에서 무릎을 굽혔다가 허벅지 힘으로 쭉 펴는 반동으로 바를 들어올리고 점핑+렉포지션으로 바를 받음. 딥이 아주 살짝만 들어간다. 어디부터 어떻게 드느냐에 따라 비슷비슷하지만 참 다르고, 정말 다른 무게가 들린다 (...) 

Power Clean의 경우 70lbs가 가뿐했는데, 허리 높이에서 시작해서 들어올리는 HHC는 65lbs가 적정무게였던 것 같고, 5lbs만 더 얹어도 힘듬. 많이 시도했는데 안됨. Power Clean 하던 걸 떠올리며 내가 오늘 컨디션이 이상한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HHC가 같은 무게일 때 더 힘든 게 당연한 듯. 

Conditioning - 줄넘기가 없어서 DU 대신 바벨을 가운데 두고 옆으로 점프해서 뛰어넘는 걸로 대체. 근데 이거보다 줄넘기가 더 쉬울 거 같은데. 진짜 힘듬. 거기에 이어 25버피 하다가 승천할 뻔 함. Hang Clean이 제일 쉬웠어요. (눈물) 진짜 비명 나올 정도로 힘든 15분. 




19 5월, 2014

Crossfit #13

2014/05/19 Crossfit WOD

Skill

10:00 EMOTM of: (= Every minute on the minute)
Odd: 2 Power Cleans (Heavy) → 70lbs 
Even: 30-45 second handstand hold → 30 second plank hold 

Conditioning

For Time: → 8:56 
Row 500m

5 RFT: (= Round for time)
5 Pullups
7 Pushups
9 Air Squats

30 KBS 32/24 → 12kg

Diet 

08:00  닭가슴살 100g 토마토 200g 카페라떼
12:00  (회사식당) 취나물밥1/4 쇠고기청경채볶음 쑥갓나물
17:00  초콜렛 세조각
19:00  블루베리주스 100ml
19:30 - 20:30  Crossfit WOD 
21:30  닭가슴살 100g 토마토 200g


Power Cleans 을 복습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 잠깐동안 Power CleanMuscle Clean이랑 헷갈려서 뻣뻣하게 클린을 하다가 점핑-랜딩을 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_- 무게를 올렸다. 35+30+5=70lbs. 근데 사실 연달아 5개쯤 할 수 있는 무게였다. (...몸사려서 죄송합니다) 15 다음 플레이트가 25짜리라 두개 끼우면 85가 되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시도를. 랜딩은 좀 더 과감하게 스쿼트 자세로 앉으면서 바닥을 꽝 구를것, 동시에 팔은 빠르게 렉포지션으로 넣고. 과감하게 하는 게 관건.

Handstand hold ... 네, 이거슨 물구나무 서기 (...) 몸무게가 격하게 가벼워지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무리. 그래서 plank hold로 대신했습니다. 이제 이건 쉽다. 첨엔 이것도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는 걸 떠올리며 위안. (... 이 되냐...)

이어서 최대 10분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conditioning training. Row 500m은 이제 가볍게 할 수 있다. 가볍게 2분 안으로 끊음. 하지만 Pullups 어쩌죠. 나 이거 영원히 못하는 거 아닐까. 두꺼운 밴드를 끼우고도 내 몸뚱이를 들어올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굴욕적이다. KBS는 처음으로 12kg들고 해 봤는데 30개 채우고 진심 힘들어서 토할 뻔 했다. 전력질주 200미터쯤 한 것 처럼 숨차고 토할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중간중간 쉬면서 겨우 30개 채웠다. 이어서 10개 미만이라면 12kg 가능, 하지만 이어서 30개는 무리. 10kg 짜리가 딱 적당할 것 같은데. RX가 24kg라니 어쩐지 절망적이다.

Pull-up, Toe-to-bar, Handstand (+ Push-up), Muscle-up, L-sit, Double under 모 이런것들은 내가 과연 할 수 있는 날이 오긴 올런지? 일단 체중을 줄여야 가능성이 높아지는 항목들이 보인다 ㅠㅠ 내 몸뚱이가 너무 무거워서, 나를 들어올리는 게 너무 힘들고 부담스럽다. 그래서 아직은 바닥에 있는 걸 들어올리는 게 백 배 마음 편하고 쉽다. 슬슬 닭가슴살, 토마토로 이루어진 다이어트 식단에 돌입했다. 6월 가족여행 때 엄마한테 덜 구박당하고, 9월에 방콕에서 수영복 입게 목표. 제대로 좀 해 보자.


Home training + Crossfit #12

2014/05/07 Home training #2

9 Rounds :
15 Goblet Squats 15 KBS (8kg)

Resting 1:00 between each 3 Rounds


소요시간 측정했는데 휴식시간 2분 포함 14분쯤. 지난 번 총 100회 기준이었는데 이번에는 휴식시간을 배치해서 총 135회 기준으로 진행해봤고 마지막 라운드는 꽤 힘들었다. 이런저런 개인적인 일로 계속 클래스를 못 들어가고 있어서 죄책감이. 앞으로 바빠질텐데 걱정이다. 


2014/05/16 Crossfit WOD

Threshold Training
2:00 Work / 4:00 Rest, 7 Rounds of:
250m Row
10 TTB (Scale: Straight-leg raises)
ME Burpees (5 6 5 5 5 5 4 = 35) 

*Score is total number of burpees after seven rounds.

계속 못 가다가 오랜만에 출석. 죄책감이 이만저만이 아님. (돈도 아깝고)
2분간 전력으로 250m Row, 10 TTB, 남은 시간동안 Burpees를 하고 Burpees를 몇 개 했는지를 세어서 카운트. 4분을 쉬고 다음 라운드를 진행한다. 남녀 할 것 없이 보통 다섯개 정도가 평균인 듯 했고, 다른 시간대 클래스를 보니 괴수분들은 10개 이상도 하시는 것 같았는데. 250m Row 자체는 길이 자체가 짧아서 빨리 하나 늦게 하나 몇 초 차이 안나는 것 같고, TTB와 버피 속도가 미친듯이 빠르면 가능하지 않나 싶다.

50버피*100일 챌린지가 있다고 신청하라는 얘길 들었다. 매일 시간을 재면서 해 보면 의미있겠다 싶은데. 전 날 못하면 다음 날 100개를 하고, 이틀을 펑크내면 다시 1일부터 시작이라거나. 기록이 단축되는 걸 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근데 집에서 버피 해도 되나.

트위터에서 의미있는 글을 봤다. 목표체중을 정하지 말고 목표중량을 정하라는 거. 언제까지 몇 킬로그램 빼겠다, 가 아니라 언제까지 몇파운드 들겠다, 이런 식의 목표를 정하고 트레이닝하다보면 목표체중이나 핏은 자연히 따라올거라거다. 거짓말같은 하지만 진리에 가까운 말 같았다. 


30 4월, 2014

Home training + Crossfit #11

2014/04/29 Home training 

10 Rounds : 
10 Goblet Squats 10 KBS (8kg)


소요시간 15분쯤, 정확한 시간을 따로 측정하지는 않았다.시작하기 전에는 10라운드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라운드 중간에 휴식을 주면 15라운드 이상 가능할 듯. KBS도 러시안 스윙으로 진행했고 무리 없었다. 이 정도 진행하기에 8kg는 살짝 가볍다 싶지만, 12kg 를 들면 좀 버겁다. 10kg가 적당할 것 같은 느낌. 어차피 집에 8kg짜리 하나밖에 없으니 당분간은 8kg로 횟수를 늘리며 트레이닝. 때때로 부담스러운 WOD가 있거나 운동을 못가는 텀이 길어지고 있을 땐 집에서 20분정도 투자해서 꼭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음. 


2014/04/30 Crossfit WOD

Strength

5 sets of: → 105lbs
Touch-n-go Deadlift x5
(Focusing on the descent of the Deadlift)

#Benchmark Conditioning 

Row 5k → 25:34 


데드리프트 + 로잉! 오늘 WOD 간단하고 좋다! 고 생각했는데 다 끝나고 나니 눈에 별 보임 ㅠㅠ

데드리프트를 바닥에 쾅-내려놓지 않고 바닥에 터치만 하고 5번 연속 들어올리기. 데드리프트가 Strength로 나온 거 나는 첨이라 좀 반가웠지만 첨이라 내가 정확히 얼마나 들 수 있을지 감이 없었다. 일단 소심하게 95lbs로 3세트 진행했는데 편안한 느낌. 105lbs로 다시 3세트 진행. 무게를 더 올려도 될 거 같다 싶었지만 이미 6세트나 해 버려서 다시 하긴 뭐하네... 하고 있었는데 트레이너가 다가와 '너 다음 번엔 무게 좀 더 올려도 될 거 같음. 들어올리는 속도가 좀 빠른걸 보니-' 라고 말씀하셨다. 네네. 다음 번에 다시 데드리프트를 만나면 115lbs부터 도전 해 보는걸로. 115lbs 를 계산해보니 52kg이 아닌가- 오오 나의 목표체중 (...)

로잉 5000m 역시 해본 적이 없어서 이게 어느 정돈지 감이 없었는데 전 클래스 사람들이 기록 써놓은 걸 보니 남자 20분, 여자 25분 정도가 기준인 것으로 보였다. 전속력으로 25분인건가? 그게 가능하려나? 두렵다... 고 생각하며 시작. 1000m 통과할 때 이미 '아, 난 죽었다. 이걸 어떻게 5000m를 해?!!!' 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트레이너가 다가와서 '더 빨리! 더! 더!' 하고 푸쉬하시고 ㅠㅠ 겨우겨우 25분 34초에 들어왔다. 아 진짜 간만에 잊지못할 WOD. 같은 클래스에 여자가 나 뿐이라 내가 또 젤 마지막 기록. 다 끝나고 나니 진짜 눈 앞에 별이 보이고 다리가 휘청했다. 그 새 손바닥엔 딱딱하게 굳은살이 앉아 물집이 잡히기 직전이었다. 석 달 뒤에 같은 WOD가 진행될것이니 기록을 비교해보라고 하심. 석 달 뒤라. 열심히 열심히 운동해서 소소하게 다음 번엔 23분 정도에 끊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요즘 이래저래 바빠서 집에서 아무런 식사도 만들어먹지 못하고 있다. 바나나+우유, 딸기+우유 정도의 쉐이크로 아침 혹은 저녁을 가끔 대신한 정도. 회사에서 샐러드 저녁을 먹거나, 약속이 있거나, 집에 들어오는 길에 뭔가 먹을 걸 사오거나 하는데. 의외로 크로스핏 하고 나면 식욕이 떨어져서 물만 들이킨다. 오늘도 탄산수만 벌컥벌컥 마시며 집에 그냥 와 버렸다. 집에 연어통조림이 하나 남았길래 간단히 그걸로 저녁을 대신했다. 지금 보니 단백질 20g. 샌드위치나 김밥보단 낫겠지. 소셜쇼핑몰에 포인트가 남아서, 소분된 저염 닭가슴살을 3kg정도 주문했다. 거기에 가끔 토마토나 바나나를 더해서 먹는 정도로 당분간의 식생활은 그렇게... 생과일과 채소를 좋아하는 편이라 억지로 먹는 감각은 아님.

.... 하지만 이번 주말에 부산에 사는 친구가 서울로 놀러오기로 했고. 나는 강원도로 여행을 갈 예정이고. =_= 하아. 간만에 3일 연속 운동인데 이거 뭐 이러냐.

그래도 이제 5월이다. 회사의 심난한 구석도 조금씩 정리가 되고 있으니, 4월의 멘탈붕괴를 얼른 수습하고 힘 내야지. 날씨도 더 좋아지겠지.



27 4월, 2014

Crossfit #10

2014/04/25 Crossfit WOD 

Skill

10:00 EMOM of:
Odd: 8-10 Burpee Box Jump Overs (6)
Even: 5 Clean & Jerks @ 155/105# (45lbs) 

Conditioning
7 Rounds for time of: (5 Rounds, 12:30) 
7 Burpees (Knee raises) 
7 Toes to bar
7 Box facing box jump overs 24/20”
7 KBS 24/16 (8kg) 


Burpee Box Jump Over : 박스앞에서 버피를 하고 일어나 박스점프로 넘어간 다음 다시 버피+박스점프. 1버피+1박스점프를 1회로 카운트. 
Clena & Jerk : 바닥에 놓인 바벨을 한 번에 들어올려 렉포지션까지, 이어서 점핑포지션(또는 저크)으로 바벨을 받으면서 머리 위로 들어올림. 

버피박스점프는 35초 정도 될 때 까지 기준으로 8-10회를 진행하라고 되어있는데 실제로 10회를 진행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았고 대부분 8회. 나는 6회를 하는 시점에 이미 35초를 넘기고 있었다. 버피박스점프가 너무 힘들어서 클린&저크는 겨우겨우. 55lbs를 시도해 봤는데 3번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버피박스점프 다음에 이어서 진행하기엔 무리. 10분 EMOM만으로도 충분히 WOD만큼 힘들어서 넉다운 되어 버렸다. 

이어서 7라운드짜리 컨디셔닝을 해야된다는 게 진짜 막막하게 느껴졌다. 하긴 하는데 버피가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했다. 결국 7라운드를 못 채웠고 5라운드째에도 몸이 천근만근 무겁게 안 움직여져서 겨우겨우 끝냈고, 그 시점에 이미 다들 끝내고 쉬고 있어서 6라운드를 이어서 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 하지만 바벨+스쿼트 같은 무게로 부하를 주는 운동이 없어서 오히려 근육통은 금방 회복됨. 

이 날따라 너무 잘하신다- 싶은 분들이랑 같이 해서 위축되는 게 없잖아 있었다. 다들 처음부터 잘하는 건 아닐텐데. 기록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서 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아쉬웠다. 

24 4월, 2014

Crossfit #9

2014/04/23 Crossfit WOD

Strength
Build up to a heavy Muscle Snatch → 50lbs  

Conditioning
5:00 AMRAP x 3 → 6 set 
3 Power Snatch 135/95# → 40lbs
6 Overhead Squats → 40lbs
9 Deadlifts → 70lbs

Rest 2:30 between rounds

- Snatch : 바벨을 넓게 잡고 렉포지션 없이 한 번에 들어올리는 것
- Muscle Snatch : 점핑, 스쿼트자세를 거치지 않고 데드리프트에서 일어서는 힘으로만 한 번에 들어올리는 것
- Power Snatch :  스쿼트자세로 앉으면서 한 번에 들어올리는 것. 

한 번에 들어올리는 게 35lbs로도 사실 쉽지 않아서. 자세 유지가 100% 되야 한다는 전제하에서라면 35lbs가 한계일 것 같고. 오버헤드 직전에 삐걱거리는 -_- 걸 감안하면 50lbs까지 들긴 했다. 쉽지 않음. 

여러 세트를 해야한다는 전제 하에 3 Power Snatch 는 무게를 줄여서 진행했는데, 스내치보다 오버헤드스쿼트가 문제였다. 지난 달 65lbs RX로 OHS가 나온 적 있었는데 그 땐 25lbs로 스케일링했었다. 그땐 힘들었지만 풀 스쿼트가 가능했는데 이번에 스내치에 맞춰서 40lbs를 들고 OHS를 했더니 풀 스쿼트가 힘듬. 기마자세에서 좀 더 내려가면 주저앉을 것 같은 기분이 ㅠㅠ 30-35lbs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내가 자주 안 간 탓도 있겠지만 (...) 내가 좋아하는 데드리프트임에도 불구하고 만나는 일이 참 없다. 반가웠음. 데드리프트 단계에서 플레이트를 더 걸치고 진행해서 70lbs를 들었다. 9번 반복했지만 앞에 3, 6번 반복한 동작보다 오히려 수월했고, 10개까진 충분히 반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80lbs 정도로 해도 됐을 것 같단 느낌. 아직 내가 데드리프트를 얼마나 들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좀 없는데, Strength에 데드리프트가 한 번 쯤 나와주겠지? 1RM 100lbs 이상은 충분히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계산해보니 100lbs라고 해 봐야 45kg 밖에 안 되는 거다. 확실히 자기 몸무게까진 들어올려야 하나 봄. 그래야 풀업(턱걸이)도 가능해지는 거 아닌가? ㅜㅜ 내가 1xxlb(내 몸무게)를 과연 들 수 있을까.... 그게 빠를까 몸무게를 줄이는 게 빠를까.... (...) 

그러고보면 땅에서 위로 들어올리는 건 그나마 쉬운 듯.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게 문제다. 


17 4월, 2014

2014년 대체 왜

솔직히 말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좋은 일이 별로 없다.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3월에도 2월에도 좋지 않았다. 나빴다. 근데 이렇게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할 수가 있는걸까. 의욕이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긴 하는건지. 바닥이라는 게 있긴 있고, 그걸 치고 다시 올라갈 수는 있는건지. 그럴 수 있다고 믿고는 있다. 근데 언제? 그거 내 노력으로 가능하긴 한 거?

회사에서의 포지션은 특성상 약간의 불안함을 계속해서 갖고 있긴 했었다. 그래도 관리자에게 따뜻한 말도 듣고 위안도 받고 나도 맘을 다잡고 일단은 잘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갑자기, 아무런 예고 없이 일순간에 모든 게 뒤엎어졌다. 설마 있을까 싶은 일이 일어났다. 내 포지션, 역할, 목표 모든 게 직격으로 영향을 받았다. 그 일이 있기 전의 내 불안감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의 멘탈붕괴였다.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닐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을 진심으로 했다. 그리고 지금도 한다. 다음 주에 면담을 진행하면서, 니 자리가 이제 없네? 어쩔 수 없잖아 나가줘야겠다, 라는 말을 들어도 아주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최악의 상황' 까지도 내 계산 안에 들어와있다는 얘기. 물론 나는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거다. 그게 내 노력으로 된다는 전제 하에 상황이 바뀌겠지.

요즘 들어 인식하게 되는 것들은 모두 이런식이다. 내가 노력한다고, 나 혼자 어떻게 잘 해본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건 굉장히 한정적이고 한계가 있으며. 내가 실제로 잘 하고 있다 해서 그게 100% 로 반영되어 좋은 결과로 연결될거란 기대도 굉장히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 지금 내가 회사에서 이런 상황에 처한 게, 내가 일을 잘 못해서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그걸 말해준다. 그저 나는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었다. 안전장치가 없다고 느껴져 때때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달리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그저 믿었다. 별일 있겠어? 라며. 그런데 어느 날 제 3자가 그 끈을 아무런 사전설명 없이, 보란듯이 뚝 잘라버린 것. 안전장치따위 없던 나는 그대로 추락했다. 그 뒤에도 아무런 상황설명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그저 지금부터 너는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정도의 조언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말을 해준 분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난 퍼즐조각이나 소모되는 부품따위도 못 되는 거다. 그저 의미없는 무수한 나노블럭 중 하나일 뿐이고 어쩌다 뚝 떨어져 침대 밑으로 들어가면 그대로 잊혀질 거다. 어차피 남아도는 나노블럭일테니.

이런 상황에서는 술도 마시고 싶지 않고, 누군가 사람을 만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약속을 피하고 오래 알고지낸 편한 사람들만 만났다. 뭔가 부조리하고 억울한데 토로할 데는 없는 꽉 막힌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고 지금도 견디고 있다. 머리속이 이 일로 가득 차 있는데, 누구에게도 털어놓기가 힘들다. 듣는 사람 중 절반은 그게 그렇게 심각한 일인지 이해를 못할 거고, 나머지 절반은 그래도 자기가 더 힘들다며 자기 얘길 들어달라고 할 테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근데 지금의 난 그 둘 다 감당하기가 벅차다. 내 생계와 커리어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농담처럼 가볍게 말할 여유도 없거니와, 지금 이 상황에서 다른 누군가를 위로할 여유는 더더욱 없다. 그런데도 너는 늘 당당하고 강해보인다느니, 그래도 나보다 낫다느니, 따위의 말을 지금도 듣는데. 솔직히 진짜 지친다. 미안한데 나 진짜 힘들다.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보이냐?

바빠서 연애할 시간 없어, 라는 말은 진짜 웃긴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연애중이었다면 그가 나에게 위안이 되었을까. 오히려 내가 폐를 끼쳤겠지. 간혹 소개팅을 하라는 얘기, 썸 없냐는 얘기를 듣는데. 그런 껀덕지가 생길만한 근처에도 가지 않고 있어서 없는 게 당연한 상태다. 솔직히 지금 이 상황에서 뭘. 내 몸 하나, 그냥 지금 내 감정 하나 챙기기도 벅찬데. 관심이 가는 사람들이야 있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 이런 네거티브한 에너지를 가지고 잘 될 리도 없고, 만에 하나 잘 된다 해도 이런 에너지를 전파하고 싶지도 않고. 지금은 정말 최악이니까.

마음만큼 자주 하고있진 못하지만, 그나마 운동할 때가 제일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미친듯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나마 그 순간이 즐겁고 성취감을 준다. 크로스핏도 그렇고, 자전거도 그렇고. 하길 잘했다 싶다.

그럼에도 방치한 기간이 있어서, 아직은 쉐이프가 진짜 엉망이라 더 좌절. 그러니깐 더 사람들 만나는 게 싫은 거다. 나도 다 아는 사실, '너 살쪘다!'라는 말 굳이 남의 입으로 듣기 싫거든. 그래서 다이어트랍시고 운동과 함께 약간의 편법을 썼었는데 생각보다 별다른 성과도 없고. gg치고 그냥 back to the basic 하기로 했다. 그래도 이 쪽 파트는 꽤 순진하고 정직한 게 먹히니까. 꾸준히 노력한 만큼 성과가 눈에 보이고, 내 노력으로 뭔가 바꿀 수 있는. 그런 게 남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지난 주 4일 교토여행을 다녀왔다. 그 시간동안은 그래도 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회사를 잊고 지냈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 집으로 돌아오니 진심으로 눈물이 날 것 같더라. 헬게이트 오픈. 나는 다시 시간과 상황을 견디는 생활자가 되어야 했다. 대체 왜, 어째서 이래야하는지 답을 모르는 채로. 솔직히 나는. 정말 열심히 나 자신을 바쳐 일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고, 내 스스로의 능력을 회사를 위해 펼쳐나가고 발전시키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 진심으로. 근데 멀리서 보기엔 수 백 명 사이에 끼어있는 '나' 라는 사람 하나가 그렇게까지 특출나지도 않고, 잘하겠다고 발버둥을 치든, 버려두든 별 차이가 없는 그런 하찮은 존재인거겠지.

교토여행을 하며, 이번엔 진짜 진심으로 - 여기와서 뭔가 다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꼭 일본이 아니더라도, 다른 어디에라도.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로 살고 싶다. 뉴스를 읽고 있으면 이 나라에서 살기가 싫어진다. 어이없거나, 경악스러운 일이 매일매일 끊임없이 펼쳐진다. 뭉뚱그려보면, 다들 좀 미친 것 같다. 이건 틀렸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든다. 나도 그 사이에서 같이 미쳐가기 싫다. 언젠간 반드시 도망쳐야지. 그리고 그걸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해 낼거다.

서글프다. 나라는 사람의 물리적인 테두리, 마음의 테두리, 회사의 테두리, 그리고 로컬까지 확장시켜봤자 잘 되어가고 있는 좋은 일이 단 하나도 없다니. 어째서 이럴까.



14 4월, 2014

Crossfit #8

2014/04/14 Crossfit WOD

Skill

8:00 EMOM of:
Even: Burpees x 11
Odd: 1+1/4 Goblet Squats x 8 (12kg)

Conditioning

5 x 3:00 AMRAP (12set) 
Resting 1:30 between each AMRAP

2 Goblet Squats 32/24 (8kg)
4 Kettlebell Swings 32/24 (8kg)
6 Pistols (3/leg)
8 T2B (Knee Raise) 


지난 주 목-일 여행을 다녀오면서 또 일주일만에 체육관을 찾았다. 좀 쉬니깐 그냥 많이 걷는 거 말고 쎈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그래도 4월 한 달 간 10 Crossfit 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소박한 목표)

EMOM = Every Minute On Minute / Even (짝수) / Odd (홀수) 
0:00-0:59 11 Burpees / 1:00-1:59 8 Goblet Squats / 2:00-2:59 11 Burpees ... 이런식으로 매 분마다 한 세트씩 번갈아가며 총 8세트를 한다. 세트별로 보통 20-30초 정도 쉬게 되더라. Goblet Squat은 덤벨이나 케틀벨을 들고 하는데, 오늘은 케틀벨로 진행. 케틀벨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고 가슴에 붙이고 (허리를 펴고) Squat 동작을 진행한다. 1+1/4가 무슨 뜻일까 했는데, 한 번 앉고 1/4 정도 (약간) 무릎을 폈다가 다시 앉고 일어서는 게 1번인 셈. 12kg로 했더니 딱 맞는 무게였다. 둘 다 그렇게까지 까다로운 동작은 아니었지만. 다들 Burpee 왜케 빨리 함? 내가 젤 늦음. 이런 거 싫음. 

Conditioning은 3분짜리 AMRAP을 5세트 진행. Goblet Squats, KBS 횟수가 적어서 12kg로 해도 됐겠다 싶은데 앞에 8분짜리가 좀 힘들어서 8kg로 했다. 케틀벨이 너무 머리 위로 쉽게 쑥쑥 올라갔지만 그냥 진행. (...) Pistols는 렉 잡고. T2BKnee Raise로 했는데 수퍼맨 포지션에서 최대한 다리를 앞으로 차서 무릎을 높이 올리라고 하심. (전에 여자 트레이너는 그냥 스트릭 포지션에서 무릎만 올리게 뒀는데. 뭐가 맞는거지? 그 때 그 때 다른 건가.) 무릎을 뒤에서부터 차 올리니 가슴까지 쑥 올라가긴 하는데, 손이 아파서 4번째 세트부터는 연속으로 8개를 못했다. 땀 때문에 손이 미끄러지기도. 그래도 트레이닝을 좀 더 계속하면 T2B는 Pullup보단 쉽게 될 거 같다는 희망을 조금 보았다. 손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다고 하니 적응하는 수 밖에 ㅠㅠ 

아 그리고, 다음에 KBS가 나오면 꼭 12kg로 할 것. (반성) 


07 4월, 2014

Crossfit #7

2014/04/07 Crossfit WOD

Strength

Week 2 of 6 of Front Squat Cycle
6 sets of:
Front Squat x 3
* Set 1 – 70% (40lb)
* Set 2 – 80% (55lb)
* Set 3 – 90% (60lb)
* Set 4-6 (Tempo Front Squat :02 pause at the bottom) – 70% (55lb)

Rest 2:00 between sets

Conditioning

For Time: → 16:35
150 Barbell Thrusters 45/35 (120, 35lb → 15lb) 
*Every time the bar stops moving for more than 2 seconds, 10 burpees are performed, then continue.


Front Squats - 거의 한 달 전에 55lb(5개씩 5세트)를 들었었던 기록 발견. 이번에도 55lb는 무난하게 들 수 있었고 60lb까지는 들었다. 그 이상은 시도를 안했다. 다음 번엔 70lb까지는 들어 보는걸로.

Thrusters - 렉포지션으로 Front Squat를 하고 바로 바벨을 머리 위로 드는 Push Press가 연결된 동작. 지금보니 RX가 35lb인데 내가 겁도없이 RX에 도전한거였구나 (...) 처음에 35lb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신있게 시작했으나, 30개 연속으로 하고 나니 팔과 다리가 문제가 아니라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도무지 이어서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자존심 상하지만 트레이닝바벨(15lb)로 바꿔서 마저 진행. 하지만 앞에서 힘을 너무 빼 놓아서 100개도 겨우겨우 했다. 총 120개 정도 했다. 150개 무리 ㅠㅠ 첨부터 15-20lb정도로 진행할 걸 후회가 됐다. 앞으로는 RX를 확인하고 욕심내지 말아야겠다는 교훈.

무거운 거 드는 운동으로 이렇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다니, 좋은 경험이었다. 운동 끝나고서 다들 숨차다는 얘길 젤 많이 하더라. 관습처럼 무산소, 유산소 운동을 구분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몸소 체험한 WOD였다.

Crossfit 하고 온 날은 집에 와서 물 말고는 아무것도 안 마시게 된다. 운동 강도가 너무 높다보니 식욕이 바닥. 회사(팀)에서 자꾸 간식을 챙겨 먹이는 분위기이고 저녁식사도 종종 같이 하고 있어서 그걸 다 마다하기는 좀 힘들고. 주말에 약속이 있으면 어김없이 맥주를 마시거나 해서, 약속이 없는 저녁엔 가능한 한 음식을 덜(안) 먹으려고 한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체중감량까지 이어지려면 식생활의 개선이 중요한데 좀 걱정.


02 4월, 2014

Crossfit #6

2014/04/02 Crossfit WOD

Tempo Training at (60-70% intensity)

45:00 of: (11 round + 10 Dirty Dances)
150m Row
10 Dirty Dances (work on explosiveness)
6 Pistols
4 Handstand Pushups (with box) 
1-3 Muscle Ups/Chest-to-bar pullup (1 kipping pullup)
1:00 Prone hold

Note: The point of tempo training is not to do 10 rounds for time. You should be able to hold out a conversation the whole time. Work up a sweat and work on efficiency with all these movements. If you can’t preform these movements, scale them or work the first part of the progression.


recovery training 느낌으로, 전력에서 60-70% 강도를 유지하면서 45분동안 진행되는 WOD였다. 아래 설명에는 10 round 이상 하지 말라고 되어있는 것 같은데 트레이너는 딱히 그런 말이 없었다. 내가 11 round를 했으니, 기록된 record를 보면 남자분들은 14 round 정도 평균적으로 하신 듯. 한 round에 정확히 4분씩 돌아가더라.

운동하러 가기 전에 Dirty Dance 등 모르는 용어가 많아서 구글링 했으나, 했음에도 모르겠어서 좀 살짝 두려웠다. Dirty Dance는 하프스쿼트 정도로 살짝 무릎을 굽혔다가 힙 드라이브가 들어가면서 점프하는 동작으로 진행했다.

Pistols검색해보면 많이 나오긴 하는데 집에서 한 번 해봤다가 멘붕. 한 쪽 다리를 들고 하는 스쿼트라고 보면 된다. 체조동작 같은데. 일반인이 이게 돼??? 안되는 사람들은 봉이나 밴드, 박스를 잡고 하라는데 대부분 잡고 하시더라.

Muscle up이 힘든 사람은 C2B Pullup을 1-3개 하라는데 나는 C2B도 안되므로 -_- 밴드 걸어서 Kipping Pullup ... 근데 이것도 힘듬. 솔직히 Muscle up은 꿈도 안꾸고 (...) Pullup의 벽이 젤 높아보인다. 되는 날이 오려나. 이건 체중의 영향을 진짜 많이 받는다는데. 내 몸을 들어올리는 거니까 가벼운 분들은 잘 된다고. 나 요즘 체중 좀 줄었는데. -_- 아직 멀었다.

Prone hold검색해보면 많이 나오는데, pushup 자세에서 팔꿈치 직각을 유지하고 버티는 동작. 전엔 이것도 힘들었는데, 이제 이건 10round 때도 되긴 되더라. 대신 땀이 비오듯 쏟아져서 힘듬과 동시에 약간 쾌감이 있었다. (ㅂㅌ가 되어가나 -_-)

45분동안 진행되는 이런 프로그램도 좋은 듯. 아직은 For time (시간을 측정하는) 것 보단 AMRAP (정해진 시간동안 최대한 많이 하는 것) 쪽이 마음이 편해서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운동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자인데 (여자는 나 하나뿐일 때가 많음), 혼자 뒤쳐져 있으면 그게 참 힘들고 빨리 하려고 애쓰다 보면 자세가 망가지는 게 신경쓰여서 더 힘들다.

그래도 1시간 가까이 비오듯 땀흘리고 나니 기분 좋아지더라. 운동하길 잘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내일 모레도 꼭 출석해야지.


31 3월, 2014

Crossfit #5

2014/03/31 Crossfit WOD

Strength


6 sets of:
10 Alternating KB Snatches (6kg)

Conditioning

For Time: → 6kg / 07:35 
10-1 KB Snatch
1-10 HSPU
(e.g. 10 KB Snatch – 1 HSPU, 9 KB Snatch – 2 HSPU etc.)


부끄러운 일이지만. 최근 1주일 정도 회사일로 멘붕이 심하게 와서 운동이고 뭐고 손 놓고 있었다. 그래도 다시 정신차려야지 하고 오랜만에 체육관. 그래도 엄청나게 힘든 WOD는 아니었다. 

KB Snatches (케틀벨스내치), 한 손으로 케틀벨을 머리 위까지 들어올리는 동작인데, 6kg는 너무 가볍고 8kg는 너무 무거운 느낌이라 그냥 6kg로 했다. 다 끝냈는데 나한테 맞는 무게가 아니었던 것 같다. 너무 가벼운 WOD가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오랜만이니까. (...) 들어올릴 때 그립이 가볍지 않아서 케틀벨이 자꾸 손목을 치는 현상이; 잘 못 하면 멍이 들겠더라. 이론적으로는 알겠는데 아직 요령이 없는 것 같다. 

집에 케틀벨 8kg가 있어서 들어봤는데 그래도 운동을 하고 와선지 한 손으로 스내치는 역시 무리였다. 힙드라이브로 띄운 다음에 그 뒤에 팔을 살짝 굽혀 들어올리는 그 부분부터가 무리. 나중에 회복 된 다음 집에서 시도해봐야겠다.

HSPU (Hand Stand Push Up - 물구나무서기로 Push up)은 친절하게 박스가 세팅되어 스케일링된 버전으로 무리없이 했으나 내가 제대로 한 건지. 이거 너무 어려움 ㅠㅠ 

운동 외적으로 조금 신기했던 건 오늘 트레이너 분이 흑인이신 외국인 남성분. 그리고 수강생 6명중에 네 명이 외국인. 그리고 한국인 남자 하나, 그리고 나 이렇게 수업을 들었다. 내가 질문을 하기는 힘들었지만 운동 설명을 듣는 데는 무리가 없었고, 여러 번 반복해서 시범을 보여주셔서 좋았다. (이거 잘 안해주시는 트레이너 분이 있어서 좀 신경쓰였었음. 시간표를 알 수 있다면 이 분이 계실 땐 피하고 싶은)

그리고 4월엔 최소 10회 운동을 사수할 것. 스스로와 약속. 으아아. 


19 3월, 2014

Crossfit #4

2014/03/19 Crossfit WOD

Strength

3 sets of: → 40lb*2, 1set 120m
Farmers Carry

AHeavyAP for ALongAP
2:00 cap per set

Conditioning

4 rounds for time of: → 11:27
15 Push Press 95/65# (35lb)
15 Box Jumps
15 Abmat Situps


운동을 한동안 못 했는데. 핑계를 대자면 두 번의 회식과 호르몬의 문제로 (...) 운동을 하기가 힘든 상태였다. Crossfit이 만만한 운동이 아니다보니, 숙취가 남아있거나 몸상태가 안좋으면 가기가 좀 힘들다. 대체할만한 가벼운 운동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Farmers Carry는 처음 보는 건데, 양 손에 본인이 들고 걸을 수 있는 최대로 무거운 덤벨을 들고 걸을 수 있는 만큼 걷는 것이다. 들고 한 걸음도 옮기지 못할 정도여도 곤란하고, 들고 너무 한 번도 안 쉬고 2분 간 걸을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무게도 곤란함. 나는 40lb를 양 쪽에 들었고 2분에 120m를 걸었다. 이런 것도 운동...이지? Crossfit에서는 별걸 다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box jump 시에 감각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몸이 무거운 느낌. 체중이 줄면 좀 더 가볍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당연한걸지도. Jerk(바벨을 들 때 살짝 몸을 띄워서 바벨을 머리 위로 드는)가 아닌 Push Press(몸을 띄우지 않고 무릎의 반동만으로 바벨을 머리위로 드는)는 만만치 않았다. 첨에 45lb로 시작하다가 15개 연속을 절대(!) 못할 것 같아서 플레이트를 빼고 35lb로. 근데 나중에 가선 이것도 겨우 했다. 앞서 했던 Farmers Carry가 힘들어서였을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래도 가기 싫어 낑낑댔는데 운동하고오니 기분 좋다. 힘들었지만 견딜만했고 내일 근육통도 심하진 않을 것 같다.


10 3월, 2014

여행가고 싶다

끊임없이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어디론가 여행가고 싶다' 라는 것. 지금의 일상에 불만족이 지속되고 있어선지, 더더욱 일탈의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어느 한 쪽을 바로잡아야 할 텐데. 

5월 1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에 방콕으로 여행을 갈 생각을 작년부터 하고 있었고. 여행 일정에 대해서는 미리부터 계획을 세우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일찍 비행기표를 사 두는 편이었는데- 이 황금연휴는 모두가 노리고 있던 연휴여서인지 1월부터 적당한 티켓은 이미 매진 상태였다. 티켓이 없는 건 아닌데 성수기가격에 해당하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만 살 수 있는 상태. 고민이 됐지만 일단은 포기했고 나도 질세라 완전 오버해서 9월 추석 시즌의 방콕 비행기 티켓을 미리 사 버렸다. 정말이지 그 때까진 다이어트를 하고 자유형 정도는 분명히 배워서 수영장있는 호텔을 예약해서 뒹굴거려야지. 

5월 '방콕' 여행이 무산되었다는 걸 인지한 시점에, 4월에 벚꽃을 보러 일본에 여행가자는 얘기를 친구랑 하다가 4월 둘째 주, 간사이 왕복 티켓을 TAX 포함 18만원에 구매했다. (늘 이런 식이니까 성수기 티켓이 점점 엄두가 안 나는 것) 3박 4일동안 교토에서만 머물기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도 미리미리 예약했다. 정작 벚꽃은 3월 말 개화라고 해서, 벚꽃은 흔적만 겨우 보다 올 것 같긴 하지만. 만개한 벚꽃이 있는 철학의 길 산책은 내년에 다시 도전해봐야지. 

또 한 번은 아무생각 없이 달력을 뒤적이다가 6월 4일이 지방선거일(공휴일)이라는 사실을 발견! [선거일=쉬는날] 이라고 단순히 떠올린 게 좀 미안한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투표는 할 거니까 뭐. 게다가 6월 5일은 회사 전체 연차, 6월 6일은 현충일로 6월 4일 수요일부터 8일 일요일까지 쉴 수 있는 5일 연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휴 발견 = 어디로 여행갈 수 없나] 가 자동완성 되어버려서, 4일 저녁 출발, 7일 저녁 도착의 제주도 왕복 티켓을 구매했다. 이것도 왕복 10만원 정도였나. 부산에 갔을 때 가족끼리 같이 가지 않을래요, 얘기했더니 좋다고 하셔서 가족여행이 될 것 같지만 하루정도는 자유시간이 있을 듯. 

그래도 무려 날씨도 좋을 것 같은 5월 연휴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깐 부산에 갔다가 친구와 함께 서울로 와서 춘천을 찍고 강원도를 잠깐 돌아보기로 했다. 친구도 나도 커피를 좋아해서 강릉 커피로드도 돌아보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정도로 얘기 했다. 날씨도 좋을 때니까 바닷가를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그 쪽은 거의 가보지 않아서 한 번쯤 가보고 싶다. 

그 외에도 벚꽃을 보러 전주에 가자, 만화 <은수저> 테마의 홋카이도 여행을 하자 등등의 얘기가 나왔으나 아직 구체화는 안 되었고. 도쿄는 시시때때로 항상 가고싶다. 잠깐이라도 다녀오고 싶음. 게다가 요즘은 '연말 연휴(2014년 12월!)엔 어디 가지? 역시 도쿄일까. 아니면 유럽에라도 갈 수 있을까' 정도의 고민까지도 하고 있다. 나 역시 좀 심한걸까. 하지만 이런 고민들을 하는 동안은 좀 기분이 좋고 설레는 기분이 들어서 좋은걸. 요즘은 꿈 속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거나, 친구가 혼자 여행계획을 세워 훌쩍 여행을 떠나 버려서 서운해하기도 하고. 

뭐 그런 요즘. 일상에 문제가 있나? 큰가? 싶을 정도지만 글쎄. 대단하게 나쁘진 않지만 대단하게 좋지도 않고. 크게 자극이 없는 일상이다. 새로 나온 게임이나 만화책을 읽는 정도로만. 딱 그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관점에 따라 꽤 괜찮을 수도, 아닐수도. 이 정도의 여유도 없이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나도 아니까, 너무 우는 소리를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지. 1달에 야근은 1-2번 있을까말까한 회사생활이라니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야지. 그래야겠...지... 


지금까지 여행계획 정리

4월 10일 (목) - 13일 (일) : 교토
5월 1일 (목) - 6일 (화) : 부산, 춘천, 강릉 (강원도)
6월 4일 (수) - 7일 (토) : 제주도 
9월 7일 (일) - 13일 (토) : 방콕 

여기도 가고싶다

만화 <은수저> 테마의 홋카이도 여행
언제나 늘 가고싶은 도쿄 
벚꽃이 핀 봄의 전주 
바르셀로나, 런던 등 유럽의 도시들. 이건 정말 닿을 수 없는 꿈 같네. 


Crossfit #3

2014/03/10 Crossfit WOD

Strength

6 sets of:
Back Squat x 3 (80%) → 55lb (...도 겨우겨우)

All sets will be preformed at the same weight

Conditioning

5 rounds for time of:
10 Power Cleans (135/95)
10 Burpees

→ 55lb, 11:02

3월 5일에 했던 WOD의 근육통이 진짜 오래가서. 한동안 의자에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 정도의 근육통은 진짜 오랜만이었다. ㅠㅠ

Power Cleans, 자세가 마음처럼 따라와주지않아서 속상하다. 시간을 재는 WOD일수록 빨리해야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워지는 것 같다. Power Clean은 바닥에 있는 바벨을 데드리프트로 들어서 렉포지션까지. 10개를 연속으로 해야 하니까, 아직은 더 무거운 바벨로는 못할 것 같다. 힘은 있는데 스킬은 딸리는 상태라는 얘길 듣는데, 그래서 트레이너도 답답해하고 나도. 하여튼 뭔가 좀 답답한 기분이다. Back Squat 할 때 55lb밖에 못 들었다는것도 스스로 약간 충격이었다. 나는 그래도 그것보단 더 들 수 있을 줄 알았다. (김연아가 100kg 는 들거라는 얘기가 있던데. 이상화 선수 얘기도 있고... ㄷㄷ 운동선수와의 비교는 안될말이지만 그 가녀린 소녀들에 비하면 나는 너무 ㅠㅠ)

나름 뉴페이스라서 그런지; 운동 끝날 때 마다 늘 언제부터 했냐는 질문을 받는데. 얼마 안됐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그게 내가 잘해서는 아니고. 이 운동 자체가 어쩐지 숙련된 사람들만을 위한 것 처럼 보여서 1주일정도밖에 안 되었다는 것 자체가 까마득한 느낌을 주는 게 아닐까 싶다. 하여튼 아직 많이 힘들다. 하기 싫다, 그만두고 싶다는 아니다. 

05 3월, 2014

Crossfit #2

2014/03/05 Crossfit WOD

Strength

5 sets of:
Front Squats x 5 (55lb)

Conditioning

6 Rounds for time of:
6 Overhead Squats @ 95/65#
6 Front Rack Walking Lunges (R+L=1)
6 S2OH
6 Back Squats
6 Deadlifts

Rest exactly 1:00 after each round

→ 25lb, 21:57


바벨을 들고 하는 squats 도 힘들었지만 Front Rack Walking Lunges(렉포지션으로 바벨을 들고 런지)가 완전 최고. 만만히 봤는데 마지막 라운드엔 제대로 자세가 안나올 정도였다. 한 발로 균형잡기도 힘들고. 결국 끝에 횟수를 몇 개 못 채웠는데, 정말 죽을 것 같고 쓰러질 것 같을 땐 횟수를 못 채우는 게 맞는지 그냥 플레이트를 빼는 게 맞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트레이너님께 물어봐야 할 듯. squat 은 진짜 힘들어서 할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기합까지 넣어가며 했다. 특히 OHS 할때 바벨 무게때문에 일어날 때 자꾸 몸이 앞으로 쏠리려고 하는 것도 온몸에 힘이 빡 들어감. 진짜 엄청 가벼운 무게로 한건데.

여럿이서 같이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경쟁이 붙어서 자세가 엉망이 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마음이 급해지다보니 호흡도 엉망이 된다. 그 부분을 주의해야겠지만 그만큼 꼴찌로 하기 싫은 뭐 그런 기분이 자극된다. 그나마 내가 여자 혼자일 때가 많아서 경쟁에서 약간은 자유로운 편인데, 남자들은 서로서로 중량, 기록에 대한 경쟁에 욕심이 생기겠다 싶다. 그게 좋은 쪽으로 작용하면 스스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부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스트레칭 시간에 크로스핏을 오래 하신 걸로 보이는 남자분이 크로스핏 얼마나 됐냐고 하시길래 '이틀 됐다고' 했더니 놀라심. 잘하시는 것 같다며. 우째서? 잘하는게 어떤건가요? ㅠㅠ 아직은 이렇게 할 때마다 죽도록 힘들면 나는 나는 어쩌나. 언제쯤 Rx'd 할 수 있을까. 흑흑. 갈길이 멀구나. 뭐 이런 생각만 드는데. 나보고 할 수 있다는 이미지트레이닝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주셨다. 나가는 길에 외국인 트레이너님이 베리굿포지션이라고 칭찬도 해 주시고. 진짜여? ㅜㅜ

03 3월, 2014

Crossfit #1

Crossfit 운동기록을 evernote로 개인적으로만 기록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Crossfit WOD를 하면서 어떤 기분(감상)인지,
다른 사람들의 운동기록을 보는 게 (초보입장에서는) 굉장히 도움이 되어서,
블로그에도 기록해 보기로 한다. 보는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으나. 


2014/03/03 Crossfit WOD 

Capacity Test

(Total of 32:00)
8 sets total of:
45 seconds of Rowing (Max Meters) / 15 seconds Rest → 1120
30 seconds of T2B (→ Knee raise) / 30 seconds Rest → 121
45 seconds of Box Jump Overs / 15 seconds Rest → 83
30 seconds of Burpees / 30 seconds of Rest → 63

Core Work
4 Rounds of:
20 Abmat Situps followed immediately by 1:00 Plank Hold

→ 09:20

We will retest the capacity test at the end of the month


Crossfit 첫 날. WOD가 32분+10분이라니 원래 이렇게 빡센건가요? ㅠㅠ 솔직히 3세트 지나면서부터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겨우 했다. 8 set 진행이라는 걸 알고 시작했으니 워낙 힘들어서 페이스 조절이 필요했나 싶지만, 한다고 크게 달라졌을까 싶은. rowing 같은 경우 첫 세트에선 180m이었는데 세트가 거듭될수록 20m씩 줄어서 마지막엔 겨우겨우 120m. knee raise 15, box jump 10, burpees 6 정도로 겨우 버텼다. situp 20개는 다 채웠다간 운동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17개씩 했다 (...) plank hold는 올바른 자세가 뭔진 알겠는데 도저히 버틸수가 없어서 엉엉... 노력하면 나아지겠...지? ㅠㅠ


17 2월, 2014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

보고싶다, 듣고싶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에버노트에 만든 목록의 양은 길어지기만 한다. 나의 이해할 수 없는 점 중에 하나가 새로운 컨텐츠를 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그걸 무척이나 부담스러워 한다는 사실이다. 용기가 필요하다. 일단 발을 담그면 그 뒤부터는 조금 쉬운데. 그래도 어렵다. 본 적 없는 영화, 드라마, 만화, 책, 해본 적 없는 게임. 미루다가 결국 이 만큼이나 쌓여버렸다. 이 부담의 근원이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면 어떤 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두려움. 그 안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게 있을까봐 불안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것들 사이에도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게 자주 발견되기 때문이고. 그걸 별로 내색하고 싶지 않아서.

반대로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과 했던 게임을 반복해서 하는 것, 봤던 영화와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는 건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리는 느낌이 싫으면서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기분이 된다. 재밌는 부분은 계속 보고 웃을 수 있고, 슬픈 부분은 계속 슬퍼할 수 있다. 나는 그렇다. 기분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봤던 것을 반복해서 보는 쪽을 택한다. 갑자기 닥쳐오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어떤 감정 같은 것을 대비 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래도 요즘 여러가지로 좀 여유가 생겼는지 모험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다. (겨우 그런 게 모험이라니? 라는 생각을, 대부분의 사람이 할 테지만) 만화 <실연 쇼콜라티에>와 그 것을 원작으로 한 일드. 만화 <은수저>와 그 것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그래픽 노블 <파란색은 따뜻하다>, 그리고 그 것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곧 볼 예정. 영화로는 절대 볼 수 없을 것 같은 소설 밀레니엄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아무생각 없이 나열하고 보니, 어째 읽은 책들이 모두 영상물과 페어를 이루고 있다. 역시나 갑자기 한 쪽(특히 영상으로 제작된 쪽)만 보면 어쩐지 힘들어서 좀 더 내가 받아들이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책을 먼저 택한 게 드러나고 말았다. 나도 참 어쩔 수 없군. 


02 2월, 2014

설 연휴 보내기, 오븐드라이 토마토, 바질페스토 카펠리니

이번 설 연휴의 목표는 '집에서 재충전' 이었다. 내게 연휴는 항상 '어딘가로의 여행' 으로 계획되기 일쑤여서 생각해보면 아무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만 며칠 씩 있었던 게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4일이나 집에만 있었던 건 정말 1년 이상 된 일일지도. 하지만 연말부터 돈도 좀 많이 썼고 집에서만 노닥거리고 싶은 마음도 좀 들어서 이번엔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부산 집엔 2월에 내려가는 걸로 말씀드렸고.

친구들은 모두 고향에 내려가있어서 별다른 약속도 없었다. 밀린 집안일과 물건 정리도 좀 하고. 늦잠도 늘어지게 자고, 책도 읽고, 퍼즐도 하고, 게임도 하고, 미드도 좀 보고, 잠깐 영화도 보러 나가고, 커피도 마시고 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니 참 좋다 생각하면서도. 이런 걸 좋아해도 되나 하는 걱정도 슬며시 들었다. (...ㅠㅠ)

마트에 가서 잠깐 장도 봤다. 혼자 살면 채소와 과일을 잘 안 챙겨먹게 되는 편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일부러라도 챙겨먹는 편이다. 일단 좋아하기도 하고. 특히 샐러드(생 채소)는 내 안에 게이지가 분명히 있어서 일정 시간동안 안 먹으면 채워줘야 한다는 느낌이 분명히 든다.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는 채소와 과일의 중간 쯤 있는 것 같은 토마토가 있는데. 많이 달거나 시지도 않고, 껍질을 깔 필요도 없고, 씨가 나오지도 않으며, 생으로 먹어도 좋고, 파스타 등 볶음 요리에도 잘 어울리고, 다이어트에도 좋고, 몸에도 좋고 (...)

... 뭐 어쨌든 이번에는 방울토마토 1kg 짜리 큰 팩을 사서 2/3 정도 오븐드라이 토마토를 만들어보았다. 반으로 잘라서 종이 호일위에 얹고 120도, 2시간 쯤 컨벡스 기능으로 구워(말려)주기만 하면 됨. 리큅 같은 건조기가 없어도 가능하다. 처음에 90도로 하다가 영 온도가 낮은 듯 해서 120도로 했는데, 이 쪽이 적절했다. 자신의 오븐에 맞게 타지 않을 정도로만 온도를 조절하고, 가끔 들여다보면서 이 쯤 하면 됐네; 싶을 때 내리면 된다. 취향에 따라 수분을 바짝 말려도 되고. 나는 촉촉하게 수분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내렸다.




구워진 토마토에 바질+올리브오일을 부어서 유리병에 담았다. 분명히 700g 정도를 구웠는데 만들고보니 한 주먹거리 (...) 작은 유리병에 다 들어갈 정도가 되어서 좀 허무함. 어차피 오븐에 렉이 3개나 있는데 나는 왜 소심하게 한 판만 구웠는가! 다음에 싸게 파는 토마토를 발견하면 잔뜩 사와서 오븐 3칸 꽉 채워 구워야겠다고 생각. 어차피 그냥 오븐에 넣고 잠깐씩만 들여다 보면 되는 거니까 복잡한 일도 아니다. 

근데 이거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달고 맛있어진다! 가끔 싱거운 방울토마토를 만날 때가 있는데 그런 걸로 만들면 좋을듯? 익혀서 먹는 쪽이 영양상으로도 더 좋다고 하고. 구워진 토마토는 피자에 얹거나 샐러드나 파스타에 넣어 먹으면 된다. 토마토 즙이 베어든 올리브오일도 그대로 샐러드 드레싱으로 활용 가능. 

올리브오일로 볶는 간단한 파스타를 만들 때 토마토가 있으면 항상 넣는 편이라, 이번에도 토마토 본 김에 파스타를 볶아보았다. 면도 2분이면 익는 카펠리니, 토마토도 이미 구워져 숨이 죽어 있으니, 5분 안에 초스피드로 가능하다. 면이 얇으니 오히려 손이 더 빨라야 한다. 여유있게 만들고 싶으면 보통 스파게티 면을 쓰면 되지만, 그래도 다 해서 15분은 안 걸릴 듯. 

센 불에 물+소금1T 올리고, 옆엔 약불에 팬을 올린다. 팬엔 저 위의 토마토+올리브오일1T, 마늘을 썰어 올린다. 베이컨도 있어서 조금 넣었다. 마늘이 타지 않을 정도의 불을 유지하고 물이 끓으면 카펠리니를 넣어 익힌다. 2분이면 익는 면이니까 시계를 볼 필요도 없다. 1분 정도 지났다 싶으면 바로 면을 옆의 팬으로 옮긴다. 면수도 약간. 집에 바질페스토(2T)가 있어서 넣었고, 그 뒤엔 바로 팬의 불을 세게 올려 30초-1분 쯤 빠르게 파스타를 볶아준다.  

바질페스토는 옵션이니 없어도 그만이다. 바질페스토를 넣지 않았다면 접시로 내리기 전에 올리브오일1T 정도를 추가로 넣는다. 이 쪽이 올리브오일 향을 느끼는 데에 좋으니까. 어차피 올리브오일+마늘+파스타+소금 외에 다른 모든 건 옵션이다. 토마토, 베이컨, 페페론치노, 치즈, 앤초비 등등. 있다고 모두 다 넣는 것도 이상하다. 그 때 그 때 기분에 따라, 냉장고 사정에 따라 넣고싶은 걸 넣는다. 



바질페스토때문에 파스타가 녹색으로 보여서 재밌다. 바질페스토는 아이허브에서 구매했던 것. (링크 -185g, $5.35) 녹색에 가까운 질 좋은, 진한 올리브유를 갖고싶기도 한데 아직 이거다! 싶은 걸 찾지 못했다. 수입식품코너에 가도 종류만 너무 많아 뭐가 뭔지 모르겠고. 소면보다 더 얇아보이는 카펠리니는 롱파스타중에 가장 얇은 파스타로, 내가 좋아하는 파스타 중 하나. 코스트코에서 한 박스 (...) 를 사서 쟁여두고 먹는 우리집 디폴트 파스타(이자 주식...?). 2분이면 익는다는 점과 얇은 면의 식감이 맘에 든다. 하지만 대중적이지는 않으니 누군가에게 만들어 주면 '이게 뭐야!!!' 할 까봐 손님용 파스타(링귀네 or 페투치네)는 따로 사 두는 편. 아직 나 말고 카펠리니를 언급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 'ㅅ' 

설날과 전혀 무관한 음식들을 먹으며, 가족과 함께 보내는 명절의 훈훈함과 후유증과 전혀 무관한 저편에서 흘려보낸 연휴가 이제 다 지나가고 하루 남았다. 방학같고 좋았는데. 여행가지 않고 집에서 노는 연휴도 좋다는 걸 새삼 발견하기도 했고. 슬슬 현실로그인을 해야하려나 싶다. 다음 연휴는 언제지?... 

22 1월, 2014

여행의 기록에 앞서, 취미로서의 여행.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프라모델, 게임' 에 앞서 '여행' 이라고 먼저 말해야 할 정도로, 언젠가부터 1년에 최소 3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한 번에 대단하게 다녀오는 것 보단 소소하게 자주 다녀오는 쪽이 좋아서. 저렴한 항공권과 숙소를 구하는 노하우도 늘었다. 다른 취미생활이나 지출을 줄이는 건 당연하다. 새해에 달력을 확인하며 이 연휴에 여기쯤 다녀오는 게 좋을까 - 라는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일도 일상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와의 여행도 좋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도 아무렇지도 않다. 몇년 전 잠깐 일본어를 공부했던 것도 여행가서 편하기 위해서였다. 계속 여행할 수 있도록, 계속 건강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남들보다 강한 체력을 가진 스스로에게 감사하기도.

여행지는 일본의 어딘가가 될 때가 많은데, 그건 내가 일본여행을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시차도 없고 가까워서 짧은 휴가에도 훌쩍 떠나오기에 가성비가 좋은 여행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솔직히 방사능에 대한 우려는 별로 하지 않는 편이고) 그렇다고 해서 해외여행지로 일본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길게 휴가를 내는 게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아시아를 벗어나는 여행을 결심하기 어렵다. 일본 항공권이 특별히 저렴한 경우가 많아 유혹적이기도 하고. (나도 다른 가고싶은 여행지가 많다! 정말로!)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좋다. 언제나 옳다. 우선은 익숙한 이 곳이 아닌 새로운 장소와 공간이 좋고, 여기와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게 좋다. 그 곳에 대단히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아도 나와는 다른 일상이 존재하는 공간으로서. 크고 작은 공원과 시가지, 기차역과 지하철역, 편의점의 간식들, 소박한 식사들, 작은 풀과 나무까지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들의 일상 속 나의 비일상. 여기에선 할 수 없었던 생각들을 하게 되고, 가지지 못했던 감정들을 가지게 되는 게 좋다. 조금 좋은 것도 더 크게 감동하게 된다. 곧 떠날 곳이니까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매일 뜨고 지는 해를 어디서 보는 게 예쁠지에 대해 생각하는 건 여행지에서나 가질 수 있는 설렘이다.

지금 이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그 곳이 질릴 때 까지 생활하고, 다시 그 곳이 지루해지면 또 다른 곳으로 떠나 사는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한다. 어디까지나 판타지로서. 여행을 다니게 되면서 생긴 판타지인지, 그런 판타지때문에 여행을 다니게 된 건지,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매일 같은 곳에 출근해야하는 특별한 재주 없는 회사원으로서는 가끔 떠나는 그런 여행이 그런 판타지를 조금이나마 충족시켜주고 안정적이지만 지루한 현재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가고싶은 곳은 참 많다. 유럽도, 미국도, 동남아도. 달력을 들추며 일주일 쯤의 연휴가 보이면 괜히 유럽 왕복 항공권을 조회해 보기도 하지만, '이런 나라고 해도'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마일리지가 7만점 모이면 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그 때가 오면 정말 휴가를 내고 떠날 수 있으려나. (지금까지 54000점 정도 모았다!) 큰 돈이 드는 것 보다 긴 휴가를 내는 게 더 두렵다. 어쩐지 슬픈 기분이다.

그리하여 다년간 여행의 기록도 많이 쌓였는데, 블로그에 정리해볼까 생각하다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 블로그에 무언가를 정리해 올려놓는 것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는 것도, 모두 '타인으로부터 관심받기 위한 무언가' 라는 얘기를 어디에선가 봤는데. 그보다는 개인적인 정리벽이 조금 더 우선할 수도 있다고 본다. 사진과 글로 어딘가에 정리해 두기에 블로그 웹페이지가 적당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게 공유되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부가적으로 좋은 효과일 듯 하고. 과거에도 여행을 정리하려는 시도를 여러 번 했는데, 이번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근에 다녀온 여행부터 역순으로 정리해 봐야겠다. 다음 여행을 기다리는 동안.

15 1월, 2014

자주 듣는 질문 두 가지

해가 바뀌었고 (한국) 나이가 바뀌었다. 당연하게도 정작 나 자신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다만 뭔가 크게 바뀐다는 그 흐름에 맞춰서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자 하는 노력은 하고 있다. 해보고 싶었던 운동도 새로 등록하고, 식사일기도 다시 쓰고. 블로그에 이런저런 사진이나 글을 시리즈로 올려볼까 생각도 해 본다. 하지만 아직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다.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는 건 버겁다. 내 스스로가 썩 맘에 들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내 자신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이게 전제가 된 상황이라면 나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연애에 대한 얘기다. 물론 불가항력적으로 사랑에 빠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 경우 시간이 지나면 나만 힘들어진다. 게다가 난 감정적으로 외롭거나 다급한 기분도 아니다. 불가항력적인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그럴만한 여지도 스스로에게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어쨌든 현재 연애상대가 없는 상태인데. 아직도 그런거냐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많이 받고 있다. '응 없는데' 라고 답하면 '꽤 오래 쉬네' 라는 답이 돌아와서 영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꽤 친한 사람들과 같은 대화가 반복되고 있어서 흘려들어지지가 않기에, '정말 다들 왜 그걸 묻는건데!' 라고 되물었더니 '너는 연애중 상태인 게 디폴트였던 거 같아서', '너는 항상 누가 있었잖아' 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긴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이면 저런 질문을 들을 일이 없으니까. 이런 바보같은 깨달음이라니. 지난 연말의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는 8년(?) 만에 남자친구 없이 지나갔다. 그걸 나름 농담의 소재로 써먹었는데 사람들이 진심 위로해서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근데 정작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애써 태연' 수준도 아니었고 진심으로 아무렇지도 않았다. 혹시라도 이런 나를 '애써 태연' 상태로 규정할까봐 나는 SNS에 '혼자라도 아무렇지 않아요. 진짜에요!' 라는 뉘앙스의 글도 쓰지 않았다. (...) 생일엔 친한 친구를 만나 저녁을 맛있게 먹었고, 연말에 혼자 다녀온 여행은 평온하고 즐거웠다.

사람들 말마따나 거의 늘 연애모드였던 나니까 더더욱 (!)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시간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나도 잘 아는데.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 모든 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딱히 내가 내키지도 않고. 지금의 내 자신도 썩 맘에 들지 않는데. 이런 내가 누구를 좋아하고, 또 누군가더러 나를 좋아해달라고 말하는 건 굉장히 모순되는 일 같고,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약간. 정말 약간. '저 사람이랑 한 번 만나보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조금씩 가져본 상대들은 있었으나, 모두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아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아니면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것 같)더라는 그런 일도 있었지만 뭐. 흐흐.

두 번째 질문은 퍼블릭으로 하기 힘든 얘긴데. 회사와 관련된 질문이다. 최근의 내 (지극히 개인적인) 회사생활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자꾸 묻고 있는데, 이를테면 '아직 그대로에요? 별 일 없어요?' 라는. 그러면 '네, 그냥 그대로' 라고 대답하게 되는 식이다. 이건 회사 내 지인들도 자꾸 묻고 있는데. 어쩐지 앞의 질문 ('아직도 남자친구 없어'?) 와 비슷한 요소가 들어있어서 미묘하다. 내가 2년 쯤 전 부터 연애와 회사생활의 유사함에 대해 역설한 일이 있는데, 사람이 정말 말한대로 살게 되는것인지. 나에겐 이 두 가지 일이 데칼코마니를 그린 경우가 꽤 많았다. 자세히 말하면 우연이라고 하기엔 좀 지나친 정도인데... 정말 개인적인 일들이니까 자세히 서술할 수는 없고. 그냥 그런 기운들이 나를 통과하는 때가 있는건가? 신기하네, 정도로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계속 질문을 받고 있다는 위의 두 일들도. 방치된다면 함께 방치될 거 같고, 뭔가 상황이 바뀐다면 같이 바뀌지 않을까 약간은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의 그 날을 위해 난 그저 긍정적인 방향을 향해 내 흐름을 실어 볼 생각이다. 스스로 맘에 드는 내 자신이 되기 위해 애쓰는 것도 포함해서. 나는 될대로 되라,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태도가 너무 싫으니까. 언젠가는 상황이 변한다는 걸 전제하고 이런 마음이라도 가지고 싶달까. 지금까지 그랬듯 변화는 아주 갑작스러울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 있다. 때가 왔을 때 나에게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그것대로 아주 곤란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