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월, 2014

자주 듣는 질문 두 가지

해가 바뀌었고 (한국) 나이가 바뀌었다. 당연하게도 정작 나 자신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다만 뭔가 크게 바뀐다는 그 흐름에 맞춰서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자 하는 노력은 하고 있다. 해보고 싶었던 운동도 새로 등록하고, 식사일기도 다시 쓰고. 블로그에 이런저런 사진이나 글을 시리즈로 올려볼까 생각도 해 본다. 하지만 아직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다.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는 건 버겁다. 내 스스로가 썩 맘에 들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내 자신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이게 전제가 된 상황이라면 나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연애에 대한 얘기다. 물론 불가항력적으로 사랑에 빠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 경우 시간이 지나면 나만 힘들어진다. 게다가 난 감정적으로 외롭거나 다급한 기분도 아니다. 불가항력적인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그럴만한 여지도 스스로에게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어쨌든 현재 연애상대가 없는 상태인데. 아직도 그런거냐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많이 받고 있다. '응 없는데' 라고 답하면 '꽤 오래 쉬네' 라는 답이 돌아와서 영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꽤 친한 사람들과 같은 대화가 반복되고 있어서 흘려들어지지가 않기에, '정말 다들 왜 그걸 묻는건데!' 라고 되물었더니 '너는 연애중 상태인 게 디폴트였던 거 같아서', '너는 항상 누가 있었잖아' 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긴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이면 저런 질문을 들을 일이 없으니까. 이런 바보같은 깨달음이라니. 지난 연말의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는 8년(?) 만에 남자친구 없이 지나갔다. 그걸 나름 농담의 소재로 써먹었는데 사람들이 진심 위로해서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근데 정작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애써 태연' 수준도 아니었고 진심으로 아무렇지도 않았다. 혹시라도 이런 나를 '애써 태연' 상태로 규정할까봐 나는 SNS에 '혼자라도 아무렇지 않아요. 진짜에요!' 라는 뉘앙스의 글도 쓰지 않았다. (...) 생일엔 친한 친구를 만나 저녁을 맛있게 먹었고, 연말에 혼자 다녀온 여행은 평온하고 즐거웠다.

사람들 말마따나 거의 늘 연애모드였던 나니까 더더욱 (!)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시간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나도 잘 아는데.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 모든 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딱히 내가 내키지도 않고. 지금의 내 자신도 썩 맘에 들지 않는데. 이런 내가 누구를 좋아하고, 또 누군가더러 나를 좋아해달라고 말하는 건 굉장히 모순되는 일 같고,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약간. 정말 약간. '저 사람이랑 한 번 만나보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조금씩 가져본 상대들은 있었으나, 모두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아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아니면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것 같)더라는 그런 일도 있었지만 뭐. 흐흐.

두 번째 질문은 퍼블릭으로 하기 힘든 얘긴데. 회사와 관련된 질문이다. 최근의 내 (지극히 개인적인) 회사생활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자꾸 묻고 있는데, 이를테면 '아직 그대로에요? 별 일 없어요?' 라는. 그러면 '네, 그냥 그대로' 라고 대답하게 되는 식이다. 이건 회사 내 지인들도 자꾸 묻고 있는데. 어쩐지 앞의 질문 ('아직도 남자친구 없어'?) 와 비슷한 요소가 들어있어서 미묘하다. 내가 2년 쯤 전 부터 연애와 회사생활의 유사함에 대해 역설한 일이 있는데, 사람이 정말 말한대로 살게 되는것인지. 나에겐 이 두 가지 일이 데칼코마니를 그린 경우가 꽤 많았다. 자세히 말하면 우연이라고 하기엔 좀 지나친 정도인데... 정말 개인적인 일들이니까 자세히 서술할 수는 없고. 그냥 그런 기운들이 나를 통과하는 때가 있는건가? 신기하네, 정도로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계속 질문을 받고 있다는 위의 두 일들도. 방치된다면 함께 방치될 거 같고, 뭔가 상황이 바뀐다면 같이 바뀌지 않을까 약간은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의 그 날을 위해 난 그저 긍정적인 방향을 향해 내 흐름을 실어 볼 생각이다. 스스로 맘에 드는 내 자신이 되기 위해 애쓰는 것도 포함해서. 나는 될대로 되라,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태도가 너무 싫으니까. 언젠가는 상황이 변한다는 걸 전제하고 이런 마음이라도 가지고 싶달까. 지금까지 그랬듯 변화는 아주 갑작스러울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 있다. 때가 왔을 때 나에게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그것대로 아주 곤란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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