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11월, 2014

신해철

사실 난 지금도 그의 부고를 믿을 수 없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흘렀고, 켜져있던 TV를 껐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가득한 타임라인을 보며 '우리앞의생이끝나갈때' 를 반복해서 들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트위터에선 몇몇 사람들이 밉살스러운 얘길 했고 티격태격 의견 다툼을 했다. 죽을 사람이 아니었는데, 의료사고라며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 모든게 속상하고 슬퍼서 몇 시간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초대 음악도시 시장, 이어서 고스트스테이션과 고스트네이션까지- 내 10대 시절 심야를 늘 함께했던 DJ. 고3 때 매일 새벽 3시까지 듣던 라디오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종종 너무 느끼하다며 몸서리쳤지만 그 만이 가지고 있던 낭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담배연기가 잘 어울리는 낮은 목소리. 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귀엽고 밝은 면까지 가지고 있던 그런 사람이었는데. 꼭 필요할 때 항상 든든한 우리 편으로, 젤 앞장서서 거침없는 목소리로 속시원하게 대변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와 공유했던 내 어린 날들이 함께 저물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든든한 우리편 한 명을 잃었다. 그 어떤 누가 그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한동안 그의 음악을 들었다. 누군가의 화환에 적혀있었다는 말 처럼. 지옥같은 이 세상을 탈출한 것을 축하하며, 이제 편히 쉬길.

사실 난 지금도 그의 부고를 믿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