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0월, 2015

친구와 바르셀로나 여행 중

9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바르셀로나를 여행중이다. 

혼자하는 여행과 같이하는 여행은 참 다르다. 혼자 여행하면 누군가와 같이 오지 않은 게 아쉽고 누군가와 같이 오면 혼자 오지 않은 게 아쉬운 부분이 생긴다. (이건 누구와 함께 와도 마찬가지니까 이 부분은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누구와 함께인지, 혼자인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소로 여겨지기도 해서, 누구와 함께 왔던 장소라면 다시 한 번은 혼자 오게 된다. 가능하면 꼭 그렇게 한다. 

혼자 여행하는 나는 입에 거미줄을 칠 기세로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시간의 여유 덕분에 나 자신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평소에 못했던 생각까지도 하게 된다. 외롭지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보통의 일상에서는 잘 없는 시간이라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재충전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도, 혼자 왔다면 이런 걸 했겠지, (동행인이 있는 지금처럼) 이런 건 못 했겠지, 를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은 한정적이고, 또 쉽게 훌쩍 오기 힘든 곳이라 더 그렇다. 아마도 혼자 왔다면 한 밤 중에 BAR에서 이것저것 주문해가며 술 마시는 건 못 했겠지. 하지만 혼자 다시 온다면 이런 걸 해 보겠다. 

시우타데야 공원에서, 고딕지구 노천 카페에서, 광장 벤치에서 시간을 낭비해가며 사람구경하기. 허락된다면 담배도 좀 피고.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조깅, 수영, 뒹굴거리기. 뒹굴거리는 게 지겨워지면 크루즈타고 바다 구경하기. 해양박물관 카페에서 커피마시기. 구시가지를 길 잃을 기세로 지도 없이 아무렇게나 헤매고 다니기. 아침일찍 아무 바에나 들어가서 커피랑 아침식사하기. 여행기간동안 까딸루냐 음악당의 모든 공연 보기. MACBA, CCCB 등등 현대미술관 관람하기. 음 또 뭐가 있을까.

이제 여행의 종반부. 못 해본, 그래서 아쉬운 것들을 이래저래 떠올리고 있다. 조만간 다시 올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한다. 그 때는 또 지금의 시간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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