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8월, 2017

새로운 시작으로 향하는 과정

이상적인 계속 회사생활의 어려움 - 이라는 글을 쓰고 얼마 되지 않아 새 회사와 면접을 보고 이직을 했다. 이것은 짧게 요약한 결론에 불과하다.

선택의 과정에서 우선은 분명한 [장애물]이 있었다. 처음 마음을 먹기 전, 난 우선 그것을 먼저 넘어야 했다. 전체 맥락에서 가장 시시한 부분일 수 있으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 지점부터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응.

이후엔 서로 간에 확실한 결정이 떨어지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불가피하게 필요했다. 불안이 높았던 나는 그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마음을 먹은 건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처음엔 상대(새 회사)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장애물]과도 어쩔 수 없이 연관이 있었다. 이 곳과 그 곳, 객관적인 팩트를 떠올리며 마인드컨트롤했다. 딱 한 단계만 좋아지면 돼. 정말이지 많은 것을 원하는 건 아니잖아. 심지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나는, 나를 믿어주는 너를 믿어야겠지. 

그 다음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괴로웠다. 입장을 바꾸어 보면, 상대(새 회사)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해 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있게, 내가 필요하다고 넌 말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나는 과연 검증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난 분명 최선을 다 하고, 열심히 하겠지. 그치만 그것으로 충분할까.

그런 연유로 약 3개월을 통째로 괴로워했다. 잠도 잘 자지 못했다. 때때로 입맛도 없었고, 겨우 휴가를 확보하고서도 맘 편히 쉬지 못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각자가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붙잡는 말, 부럽다는 말,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진심들이 얼핏 보였다. 여기도 충분히 좋은 곳이야. 과연 네가 새로운 곳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다만 그런 시선은 오히려 힘이 되었다. 선의에서 우러난 직접적인 응원보다도 때로는 더. 발화자들의 어리석음을 내 쪽에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난 야망이 없는 사람이지만, 너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꼭 행복하고 말게. 너의 같잖은 프로젝트보다 내 프로젝트가 100배는 성공할거야. 소년만화 주인공이라도 된 것 처럼 이런 대사들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고. 중2병은 과연 언제 낫는걸까 생각하고.

좀 허탈하고 우스운 건, 상기에 서술한 이 밀도 높은 불안과 괴로움이 입사 후 2주도 되지 않아서 씻겨 나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힘들어했다는 사실이 너무 억울할 정도로. 그렇게 메데타시, 메데타시... 

... 면 좋을텐데. 삶이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네, 라고 생각하게 된 지금은 입사 6주차. 뭐 어떻게든 또 극복할 수 있겠지, 라고 일단 생각해본다. 지금은 정말 잘 모르겠고, 해결된 시점에 다시 글을 쓸 수 있으려나. (깊은 한숨)